윤석열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17차 비상경제민생회의 겸 반도체 국가전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윤석열 대통령은 8일 "반도체는 우리의 산업경제 그 자체"라고 강조하며 장애가 되는 모든 규제를 없애 달라고 각 부처 장관들에게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주재한 제17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이도운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윤 대통령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반도체 전쟁"이라며 "이기려면 민간의 혁신과 아울러 정부의 선도적 전략이 동시에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에는 지정학적 이슈가 기업들의 가장 큰 경영 리스크가 되고 있는데, 이것은 기업 혼자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며 "국가가 미국을 비롯한 우방국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긴밀한 소통을 통해서 풀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경쟁은 단순한 경쟁이 아니라 산업전쟁이며, 국가총력전"이라며 "민·관이 머리를 맞대고 헤쳐 나가야 한다"고 의지를 밝혔다.
이어진 토론에서 한 메모리반도체 전문가는 반도체를 철인 3종 경기에 비유해 "첫 종목에서 앞서 나가다가도 종목이 달라지면 해당 종목에 강한 주자로 선두가 바뀔 수 있다"며 선제적인 투자를 건의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반도체 칩 크기를 줄이는 것은 이제 한계에 도달하고 앞으로는 잘 쌓아올리는 것이 관건"이라며 미국 국방부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의 긴밀한 민관 협업 시스템 등을 우리나라에도 적극 도입할 것을 제안했다.
팹리스(fabless·반도체 설계 전문회사)를 대표해 참석한 기업 대표는 "대통령께서 방미 중 만나셨던 MIT(매사추세츠공대) 교수님이 지도교수였다며 "당시 지도교수는 앞으로의 대성공은 한국과 대만에서 이루어질 것이라고 하면서 창업을 적극 추천하셨다"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반도체 제조기업들은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을 위해 전력과 용수 확보 문제가 가장 시급하다며 정부 내 전담조직을 설치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의 토론을 들은 관계 부처 장관들은 해당 의견들을 적극 반영해 정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고 이 대변인은 전했다.
尹 "장애가 되는 모든 규제를 없애 달라" 당부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17차 비상경제민생회의 겸 반도체 국가전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윤 대통령은 회의 마무리 발언에서 "다자정상회의에 가면 많은 나라들이 우리나라와 양자 회담을 원하며 손짓하는데 이는 모두 우리의 기술, 다시 말해 기업의 경쟁력 덕분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는 우리의 생활이고, 우리의 안보고, 우리의 산업경제 그 자체"라고 강조하며, 각 부처 장관들을 향해 "장애가 되는 모든 규제를 없애 달라"고 당부했다. 이 말은 들은 참석자들은 박수를 보냈다.
윤 대통령은 특히 김주현 금융위원장에게는 "왜 회의에 참석하라고 했겠나, 첨단디지털기업에 대해서는 상장도 빨리 할 수 있게 해 주고 자금이 잘 돌아갈 수 있도록 금융지원제도를 잘 설계해 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첨단기술 분야 인재 양성의 필요성과 국가 간 연대,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행사장을 떠나기 전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했다. 참석자 중 성균관대학교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이경배씨에게는 전공을 묻고 격려하기도 했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산업통상자원부 실무자들에게는 "풀 수 있는 규제는 모두 풀어 달라"고 재차 당부했다.
이날 회의에는 경계현 삼성전자 DS 부문장 사장,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등 반도체 업계 인사와 학계 전문가 등 60여명이 참석했으며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정부 측 인사를 비롯해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윤재옥 원내대표, 박대출 정책위의장 등도 자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