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청소년 사이에서 유튜브·페이스북 등 온라인 매체가 큰 인기를 끄는 가운데, 청소년들이 온라인에서 유해환경에 노출되는 경우가 예전보다 늘었다. 특히 성인물·도박성 게임 등 온라인 유해물을 접하는 시기도 낮아지는 추세다.
여성가족부는 22일 '2022년 청소년 매체이용 유해환경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는 청소년 보호정책을 수립하기 위해 '청소년 보호법'에 따라 2년마다 실시된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전국 4~6학년 초등학생과 중·고등학생 1만 7140명을 대상으로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집단 면접조사로 청소년의 매체이용 및 유해환경에 대한 종합적인 실태를 조사한 결과다.
청소년의 온라인 영상물 이용 분석에서, 조사 대상 중 96.7%가 인터넷 개인방송이나 동영상 사이트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초등학생의 '확장가상세계(메타버스)' 이용률은 70.6%로 중학생 이용률(37.3%)과 고등학생 이용률(15.2%)보다 높았다.
청소년들이 폭넓게 이용하다 보니 유해환경에 노출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성인용 영상물을 이용한다고 응답한 청소년은 47.5%로 집계돼, 지난 조사(2020년, 37.4%) 대비 증가했다. 특히 성인용 영상물을 이용한다는 초등학생 비율은 2018년 19.6%, 2020년 33.8%로 꾸준히 늘다가 이번해에는 40%를 기록했다.
온라인을 통해 도박성 게임 등 유해매체를 이용한 경험이 있는 청소년 중 '타인 아이디를 사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비율이 20.7%, '타인의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비율이 9.8%로 나타났지만, 그렇지 않은 청소년의 경우 '타인 아이디를 사용한 경험률'은 5.8%, '타인의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한 경험률'은 1.7%로 집계돼 큰 차이를 보였다.
폭력·성폭력 가해자 중 '온라인에서 새로 알게 된 사람'의 비중은 지난 조사에서 9.9%에 그쳤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17.3%로 증가했다.
스마트이미지 제공청소년들이 활발하게 온라인 활동을 하면서 유해환경에 노출되는 경우가 늘었지만, 여전히 청소년들은 오프라인에서도 각종 유해환경으로부터 위협받고 있다.
조사 대상 중 13.7%가 '음주 경험이 있다'고 답해 지난 조사(11.6%)보다 2% 가량 늘었다. 하지만 '흡연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지난 조사보다 0.4%p 줄어 4.2%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는 최근 사회 문제로 불거진 청소년 마약 문제나 청소년 출입·고용 금지 업소 이용 실태 등을 분석할 수 있는 결과들이 포함됐다.
최근 청소년 마약 문제가 사회 문제로 불거진 가운데, 환각성 물질과 약물인 식욕억제제(나비약) 복용 경험은 0.9%, 진통제(펜타닐패치) 사용 경험은 10.4%로 나타났다. 청소년 대다수는 병원에서 처방을 받아 해당 물질들을 구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청소년 출입·고용금지업소 중 '멀티방과 룸카페'가 13.8%로 가장 높은 이용률을 차지했다. 또 출입 가능 여부·이용시간대 등 해당 업소를 이용하는 방법을 알고 있는 청소년은 11.1%에 불과했다.
여가부 박난숙 청소년가족정책실장은 "최근 매체 환경변화가 가속화되면서 청소년들은 더 어린 시기부터 더 많은 시간을 온라인에서 보내고 있고, 마약이나 도박 등 다양한 유해 요인에 노출되고 있다"며 "이번 실태조사 결과 분석을 바탕으로 청소년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한 정책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