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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투표권 제한 강수…반중‧반일정서에 기대는 여야

국회/정당

    中투표권 제한 강수…반중‧반일정서에 기대는 여야

    국민의힘 "상호주의 입각 한중관계 정립" 中투표권 제한 주장
    영주권 3년 지난 외국인에 투표권 주지만, 중국은 韓 참정권 제한
    與 지난해 '상호주의' 선거법 개정안 발의…野 "반중정서 프레임"
    野도 후쿠시마 오염수 고리 여론 총력전…"국익에 도움 안 돼"

    연합뉴스 연합뉴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싱하이밍 중국 대사의 발언 논란 등 외교 문제를 두고 여야의 공방이 거세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두고 여론 총력전에 나서자, 국민의힘은 '중국인 투표권 제한'을 꺼내들어 맞불을 놨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외교 문제를 국내 정치용으로 소비하고 있다는 비판이 여야 모두에게 제기된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지난 20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상호주의에 입각해 한중관계를 새로 정립해야 한다"며 국내 거주 중국인의 투표권 제한과 건강보험 피부양자 범위 축소를 주장했다. 그는 "중국에 있는 우리 국민에게는 참정권이 전혀 보장되지 않았다. 왜 우리만 빗장을 열어줘야 하는 것이냐"며 불공평함을 지적했다. 중국인의 건강보험 혜택이 과도하다며 '먹튀'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7회국회(임시회) 5차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7회국회(임시회) 5차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이에 더해 여당은 중국인을 겨냥해 부동산 취득과 담보 대출을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투표권과 건강보험은 명분이 있고 대표가 이미 연설에서 말한 부분"이라며 "부동산과 대출 제한도 검토가 될 수 있지만 아직 명확하진 않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가 언급한 '상호주의'는 양국이 서로 등가의 이익이나 동일한 대우를 교환하는 외교원칙이다. 투표권은 상호주의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 대표적 사안이다. 우리나라는 영주권 취득 3년이 지난 18세 이상 외국인에게 지방선거 투표권을 주지만, 중국과 일본 등은 자국의 한국인들에게 참정권을 부여하지 않고 있다. 이에 지난해 12월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은 대한민국과 상호 조약을 체결한 국가의 국민 등으로 지방선거 투표권을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외국인 투표권자가 늘어나면서 상호주의에 따라 투표권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원칙은 윤석열 정부 초기부터 제기돼 온 주장이다. 여권 관계자는 "중국인 건강보험 문제는 대선 당시에도 캠프에서 논의됐던 사안이고 원희룡 장관의 경우 중국인 부동산 투기를 언급한 적이 있다"며 "상호주의와 국가 간의 공정이 중요하다는 화두는 윤석열 정부 초기부터 이어져오던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김 대표가 갑작스레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중국인 투표권 제한에 드라이브를 건 것은 싱하이밍 중국 대사의 발언으로 반중감정이 확산되는 상황에 대한 정치적 셈법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향한 '굴욕외교' 대야공세의 연장선으로, 보수 진영의 결집도 노릴 수 있는 카드라는 풀이다.
     
    중국인 투표권 제한을 위한 법 개정은 여소야대 국면에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은 "정치적 결사를 위한 프레임 아니겠느냐"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이에 김 대표는 이날 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토론회에서 "야당이 찬성하지 않으면 총선 공약으로 내세워서라도 상호주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며 거듭 의지를 밝혔다.
     
    외교문제를 고리로 국내 정치 공세에 나서는 것은 여당에 국한되지 않는다. 민주당 또한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한 당 차원의 전력공세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지난 주말 인천 장외 집회에 나서 '핵폐수' 용어를 꺼내들었다. 그는 "사실 오염수도 순화된 표현"이라며 "앞으로는 아예 '핵폐수'로 불러야겠다"고 했다. 민주당 윤재갑 의원은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며 지난 3월 삭발을 한 데 이어 전날부터는 국회 앞에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아울러 이날 민주당 의원총회에서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저지를 위해 호주 등 태평양 도서국가 18개국과 국제연대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들 국가와 의회 지도자를 대상으로 국제해양법재판소 잠정조치 청구 필요성과 국제 연대 필요성을 담은 서한을 발송한다는 방침이다.
     
    각각 반중‧반일 정서에 기댄 여야의 공세가 정작 외교 문제 해결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종건 전 외교부 차관은 MBC라디오에서 싱 대사 논란과 관련한 대응에 "한국에 여전히 강하게 남아 있는 중국에 대한 반감을 활용해 야당을, 중국을 때리는 모습은 우리나라 국익에 안 좋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 여당 초선의원도 "지난 정권에서 죽창가를 들먹이며 반일감정을 활용했던 행태를 민주당이 반복하고 있고, 이를 비판했던 여당도 오히려 같은 전략으로 반중정서를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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