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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총통 선거 "친미·친중 다 싫어"…제3후보 급부상

국제일반

    대만 총통 선거 "친미·친중 다 싫어"…제3후보 급부상

    핵심요약

    민중당 소속 중립성향 커원저 후보 여론조사 1위 '이변'
    최근 상승세 뚜렷…제1 야당 국민당 후보는 3위로 추락
    양당 정치 구조에 염증 20~30대, 커 후보 압도적 지지
    민진당 지원 美, 국민당 지원 中…대응전략 수정 불가피

    대만민중당 커원저 후보. 연합뉴스대만민중당 커원저 후보. 연합뉴스
    대만 총통 선거가 채 7개월도 남지 않은 가운데 전통적인 양강 구도를 형성했던 민주진보당(민진당)과 국민당 후보를 제치고 중립 성향의 제3의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를 기록하는 이변이 연출되고 있다.

    이에따라 대만 독립을 주장하는 친미 성향의 민진당과 '하나의 중국' 원칙을 수용한 친중 성향의 국민당 후보를 각각 지원하며 대리전을 펴고 있던 미국과 중국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제3 후보 커원저, 지지율 1위 기록하며 이변 연출

    대만 TVBS 방송이 지난 14~16일 20세 이상 성인 1,080명을 대상으로 한 유·무선전화 조사에서 제2 야당인 민중당의 커원저 후보가 33%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오차범위(±3.1%포인트) 내에서 1위를 차지했다.

    집권당인 민진당 라이칭더 후보는 30%의 지지율로 2위를, 제1 야당인 국민당 허우유이 후보는 23%로 3위를 각각 기록했다. TVBS가 지난 5월 실시한 여론조사와 비교하면 커 후보의 지지율은 10%p 급등한 반면 허우 후보는 지지율이 7%p 빠졌다.

    한차례 여론조사 1위를 차지했을 뿐이지만 최근 커 후보의 지지율 상승세가 뚜렷하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지난 20일 여론조사기관 대만민의기금회(TPOF)가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커 후보는 29.1%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라이 후보(36.5%)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허우 후보의 지지율은 20.4%에 그쳤다. 마찬가지로 지난달 조사에서 커 후보의 지지율은 25.1%로, 허우 후보(27.6%)에 뒤져 있었다.

    당초 전문가들은 전통적인 양강 구도에 근거해 민진당-국민당-민중당 후보가 각각 35%, 30%, 20%의 지지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열세가 예상됐던 커 후보가 2위는 물론 1위까지 위협하고 있는 실정이다.

    커 후보의 상승세는 20~30대 젊은층의 압도적인 지지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달 TVBS 여론조사에서 20~29세 그룹의 커 후보에 대한 지지율은 58%를 기록했다. 라이 후보는 17%, 허우 후보는 12%에 그쳤다.

    30~39세 그룹에서도 마찬가지로 커 후보는 55%의 지지율을 기록한 반면 라이 후보는 28%, 허우 후보는 12%에 머물렀다.

    이는 대만 독립에 대한 찬반이 명확히 갈려있는 중장년층과 달리 각각 친미와 친중으로 나눠 대립하고 있는 기존 양당 정치 구조에 염증을 느낀 젊은층은 '중립'과 '균형'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커 후보는 지난 21일 "대만은 미중 관계의 영향을 다루면서 균형을 취해야 한다. 대만 정부가 '유연하고 민첩한' 상태로 남아 있다면 대만은 미중 상호작용의 파장 사이로 안전하게 항해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균형외교를 강조했다.

    연합뉴스연합뉴스

    美 민진당, 中 국민당 지원했는데…복잡해진 셈법

    이렇게 중립 성향의 커 후보가 급부상 하면서 각각 민진당과 국민당을 지원하고 있는 미중 양국의 입장도 난처해졌다.

    미국은 대외적으로 '대만 독립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반대로 대만이 홍콩처럼 중국의 영향력 아래 놓이는 것 역시 원하지 않는다.

    이에따라 대만에 무기를 지원하거나, 대만 인근 남중국해에 미군을 배치하는 등의 방식으로 중국을 견제하고 있고, 이는 결국 집권 민진당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하는 셈이다.

    시진핑 국가주석 3연임 이후 대만 통일이 최대 과제로 떠오른 중국 역시 대만 총통 선거를 앞두고 그동안 노골적으로 친중 성향의 국민당을 지원하며 정권교체를 노려왔다.

    대표적으로 중국은 지난 3월 국민당 소속으로 친중 성향의 마잉주 전 대만 총통을 중국으로 초대해 극진히 대접하는 등 대만내 친중 여론 띄우기에 주력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만년 3위로 여겼던 커 후보가 급부상 하면서 각각 민진당과 국민당에 기대를 걸어온 미국과 중국의 내년 대만 총통선거 대응 전략도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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