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출시 첫 주에만 누적 가입자 70만명을 돌파하며 흥행에 성공한 청년도약계좌를 바라보는 시선이 불안하다. 은행권에선 청년도약계좌가 고금리 정책금융상품인만큼 역마진에 대한 우려가 높다. 시장에선 청년도약계좌의 유지 기간이 5년으로 긴 만큼 이탈자가 없을지, 현재의 고금리를 유지할 수 있을지 의구심도 존재한다.
은행권 "팔면 팔수록 손해"…실적 하락기 맞물려 고민 깊어져
청년도약계좌의 금리는 6%다. 매월 70만원 한도 내에서 자유롭게 내면 정부가 월 최대 2만 4천원을 지원한다. 만기 5년을 채우면, 이자소득에 비과세 혜택까지 얹어진다. 이를 통해 약 5천만원 안팎의 목돈을 형성해 청년층의 중장기 자산형성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이를 바라보는 금융권의 시선은 복잡하다. 청년도약계좌는 시장에 나와있는 적금 상품보다 상대적으로 고금리의 상품으로, 팔면 팔수록 손해인 구조란 설명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아직 정확한 가입 금액 등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손실이 예상되는 만큼 고민이 많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기준금리 인상기가 끝나며 내년부터는 실적이 하락하기 시작할 것이란 예상도 은행에는 부담이다. 한국은행이 시장의 예상대로 내년 초쯤 금리 인하에 나서면 은행의 이자 수익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금리 인상기 역대급 실적을 거뒀던 은행들은 청년도약계좌 납입금액이 늘어나면서 더 많은 이자를 제공해야 하는데 실적 하락기와 맞물리게 되며 부담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청년도약계좌 고금리가 결국 평균 금리를 높여 전체 대출금리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최소한 3년 동안 6% 고금리를 유지해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결국 자금조달 비용을 낮출 수 없어 전반적인 대출금리 상승을 가져올 것"이라며 "다른 대출자에게는 손해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은행권에서는 딱히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다. 또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3년 동안 6% 고정금리를 제공한 뒤 이후 2년동안 적용될 변동금리를 현실적으로 적용하려고 해도 소극적으로 대처할 수 밖에 없다"며 "청년도약계좌가 정책금융 상품인만큼 당국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어 손해만 보지 않는 수준에서 정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청년희망적금도 이탈자 속속 느는데… 지속기간 길어 만기유지 의문
일각에서는 대다수의 가입자가 5년 만기를 채울지, 또 5년 동안 고금리가 유지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월 최대 50만원 납입에 만기 2년 적금인 청년희망적금도 가입 시작 후 1년도 안된 시점에서 중도 해지자가 45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나면서 청년도약계좌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청년도약계좌는 최대 납입 금액도 크고 유지 기간도 5년으로 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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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관계자는 "고금리와 고물가 등의 환경에서 매월 일정 금액을 부담하는 것이 청년들에게는 부담일 수 밖에 없다"면서 "향후 경제 상황이 어떻게 될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청년도약계좌도 만기 유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청년도약계좌 가입 대상자인 청년층은 결혼이나 주택구입 등 '목돈'이 필요한 변수가 많은 시기다. 소득수준도 중장년층에 비해 높지 않고 변동이 크다. 중도 해지를 막을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목돈이 필요한 청년들이 청년도약계좌를 해지하지 않도록 적금담보부대출을 운영하기로 했지만 대출 이자 역시 청년층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
3년의 6% 고정금리 적용 이후 2년 동안 적용될 변동금리가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정부가 홍보한 5천만원을 만들려면 연 6% 금리가 필요하다. 하지만 기준금리가 현재보다 더 내려갈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앞서 은행권이 청년도약계좌의 금리를 두고 금융당국과 눈치게임을 벌이며 부담감을 드러낸만큼 막바지 2년의 변동금리는 6%보다 낮아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금융당국이 적금 만기 유지율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찾고 있지만 향후 경제 상황이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 역시 사회 공헌의 측면에서 협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