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바라카 원자력 발전소. 연합뉴스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아랍에미리트(UAE)에 파견됐던 노동자들에게 300억원대의 미지급 임금을 지급하라는 1심 판단이 나왔다. 해외근무수당도 통상임금이라며 그에 따른 시간 외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는 취지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2부(정현석 부장판사)는 강모씨 등 한수원 직원 1173명이 한수원을 상대로 낸 임금 소송에서 한수원이 직원들에게 308억 8500여 만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앞서 한수원은 2009년 12월 한국전력공사가 아랍에미리트 원자력공사와 맺은 원자력 발전소 계약 관련 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직원들을 아랍에미리트 현지로 파견했다. 파견된 직원들은 현지에서 근무하며 매달 해외근무수당도 받았다.
다만 시간 외 수당을 두고서 회사와 직원 간의 이견이 발생했다. 직원들은 해외근무수당도 통상임금인데 회사가 이를 통상임금에서 제외한 채 시간 외 수당을 지급했다며 소송을 냈다. 나머지 차액을 돌려달라는 것이다.
재판부는 직원들의 손을 들어줬다. 해외근무수당도 통상임금으로 봐야하고 그에 따른 추가적인 시간 외 수당도 지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수원 측은 해외근무수당은 체재비이자 직원들이 이미 쓴 비용을 변상해 주는 실비변상적 급여이기에 임금성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해외근무수당은 특수한 지역에서 장기간 근무하는 어려움을 보상하기 위한 근로 대가"라며 "근로의 대상으로 지급된 것이기에 실비변상적 체재비로 볼 수 없고 임금성이 인정된다"라고 봤다.
특히 재판부는 "이 사건 해외근무수당은 한수원 측에게 지급 의무가 지워진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라고 못 박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