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회 부천‧고양 출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9일 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동연 지사 등 야당 인사를 배제한 대곡소사선 개통식을 추진한 윤석열 정부를 향해 사과를 촉구했다. 경기도의회 제공30일 예정된 고양 대곡~부천 소사 복선전철(대곡소사선) 개통식이 난데없는 야당 인사 배제 논란에 휩싸였다.
경기지역 전철 개통식에 당연참석자로 볼 수 있는 김동연 경기도지사를 비롯해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조용익 부천시장과 대부분 야당 소속인 고양·부천 국회의원들까지 개통식에 초청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경기의회 민주 "정부, 정치적 이유로 개통식 왜곡"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고양·부천 의원들은 29일 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정부가 정치적인 이유로 개통식을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번 행사에는 윤석열 대통령,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등이 참석할 예정이지만 개통에 큰 역할을 한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동연 지사는 참석할 수 없게 됐다. 또 같은 당 조용익 부천시장도 초청받지 못했다"며 "정부가 집중 부각되는 개통식 그림을 그리기 위해 민주당 단체장들을 의도적으로 배제한 것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민자 사업인 대곡소사선 개통까지 도는 전체 사업비 1조5천767억원 중 1천30억원을 도비로 부담했다. 국비 967억원보다 월등하게 많다"며 "7년의 공사기간 도의 적극적인 협조와 재정지원이 없었다면 개통은 사실상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해당 노선은 문재인 정부의 '하나인 한반도 신경제 지도' 구상을 앞당길 핵심 과제 중 하나로 윤석열 정부가 이를 위해 한 것이라고는 개통식을 준비한 것밖에 없다"며 이번 사태에 대한 정부의 사과를 촉구했다.
"야당 배제…대통령실 관여했나" 야당 의원들 반발
대곡소사선 개통식 야당 인사 배제 논란은 이날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원 임시회에서도 불거졌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고양갑)은 원희룡 장관을 향해 "지역구 의원으로서 초청을 받고 당연히 참석할 예정이었는데, 초청받은 다음 날 오지 말라는 통보를 받았다"며 "저 뿐만 아니라 경기도지사도 못 오게 하고, 고양을, 부천지역 의원들도 전부 못 오게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경우를 처음 겪는데 이유를 알고 싶다"고 물었다.
이어 "지난 10년간 대곡 소사구간을 개통하기 위해 고양시와 부천시 의원들이 노력을 많이 했다. 광역철도를 일반철도로 바꾸고, 지역분담금을 조정하고, 국비 425억원을 만들어 내기위해 애를 썼던 사람들"이라며 "심지어 개통식도 제 지역구에서 열리는데 누가 지역구 의원의 참석을 막고 있는지 명확히 해달라"고 요구했다.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고양을) 역시 "대통령실에서도 참석할 수 있는 행사로 듣고 저 뿐만 아니라 참석자들의 신상자료를 전부 대통령실에 제출까지 했는데 갑자기 취소통보를 받았다"면서 "이유를 알아보기 위해 확인해보니 대통령 경호실 측에서 무슨 이유인지 모르지만 '취소하라'는 통보를 했다는 말을 국토부 직원으로부터 들었다"고 말했다.
사실상 대통령실의 입김으로 기존에 초청한 의원과 경기도지사 등 야당인사들의 참석이 취소됐다는 의미다.
이에 김민기 국토위 위원장은 "지역구 의원 등을 초청한 후 취소를 하는 문제는 결코 작은 일이 아니라 큰 일"이라며 "상식적이지 않으며, 이런 행사들이 주먹구구식으로 된다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김 지사는 "대승적 차원에서 (서해선 대곡~소사구간) 개통을 축하한다"면서 별다른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다.
지난 2016년 착공된 대곡~소사선은 대곡역(지하철 3호선·경의중앙선), 능곡역(경의중앙선)을 거쳐 이번에 신설된 김포공항역·원종역·부천종합운동장역, 부천 소사까지 총길이 18.3㎞를 잇는 것으로 계획됐다. 다음 달 1일 개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