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나물 제공 소방관들을 위한 특별한 한 끼
한 술 뜨던 손이 멈칫한다. 식당을 가득 울리는 출동 벨 소리. 여지 없이 뛰쳐나가는 대원들. 식사 시간도 제대로 지킬 수 없어 컵라면으로 떼우기 일쑤인 소방대원들의 끼니. 소방복무요원으로 배치된 저자가 우연히 119안전센터의 '땜빵' 요리사가 되면서 따뜻한 밥상을 만들어낸다.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가족을 위해 저녁밥을 만들었을 정도로 요리를 사랑하고 자신이 만든 음식을 배부르게 먹는 사람들을 보며 기뻐하던 저자가 소방관들의 하루하루를 함께하며 지어낸 밥 이야기를 펴냈다.
구내식당 담당 이모님이 사정이 생겨 빠지거나 휴일이면 식사를 배달시켜먹거나 잦은 출동에 컵라면으로 끼니 떼우기 일쑤인 대원들의 식사를 자진해서 맡는다. 늘 쪼들리는 예산 눈치에 5만 원 이내로 20여 명이 한 끼 먹을 장을 보고 동네 마트와 시장에서 119안전센터에 전해주는 인심을 더해 정성껏 훌륭한 집밥을 차려낸다.
돼지 앞다리살 수육, 마파두부, 육회비빔밥과 달걀 프라이, 깡통햄 버섯야채볶음 등 소방관들은 "식당 이모님이 안 나오시는 날이 우리 센터 특식 먹는 날"이라며 한 껏 추켜세운다.
EBS '지식채널-소년의 레시피'와 엄마 배지영씨가 쓴 에세이 '소년의 레시피'를 통해 저자의 요리 사랑을 담아낸 바 있다. 이 책은 저자가 사회복무요원인 '의무소방대원'으로 근무하며 요리를 통해 119안전센터 사람들의 이야기를 함께 담아냈다.
강제규 지음ㅣ책나물ㅣ136쪽
동녘 제공 살리는 맛
페미니즘과 비거니즘, 폭력과 저항에 대한 깊은 사유를 글로 쓰는 예술사회학자 이라영과 '동물해방물결'에서 동물권 활동가로 일하며 밴드 '양반들'에서 노래하는 전범선이 만나 일상 속 사유를 담은 편지 모음을 책으로 펴냈다.
독자들에게는 비거니즘의 세계를 소개하고 비건 지향을 권하는 초대장이다. 저자들은 단순히 '채식'으로 오해할 수 있는 비건은 사실 자신이 먹는 음식이나 소비하는 물건 하나하나가 이 세상과 연결되어 있음을 알고 착취와 폭력을 조금이라도 감소시키려는 실천 방식이자 라이프 스타일이라고 설명한다.
공장식 축산이 동물에게 가혹한 착취와 폭력을 가할 뿐만 아니라 탄소 배출과 환경 파괴로 지구 온난화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기후위기의 시대, 모든 인간이 책임을 갖고 비인간 동물과 지구를 살려야 한다고 생각하는 두 작가가 독자들을 비건 지향 일상에 대한 대화에 초대한다.
이라영·전범선 지음ㅣ동녘ㅣ26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