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단 맛이 나는데 칼로리는 제로! 코로나를 거치며 늘어난 '확찐자'에게 마법처럼 다가온 '제로' 식품은 그야말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식품업계를 휩쓸었다.
하지만 제로에 대한 '열광'은 '공포'로 바뀌었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오는 14일 대체 감미료인 아스파탐을 '사람에게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할 예정이다.
설탕의 200배 단맛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아스파탐은 2B군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다.
국제암연구소는 현재까지 암을 일으키는 요인 1108종에 대해 발암성을 검토해왔다. 체외실험, 동물실험과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근거해 발암성을 평가하고 이를 바탕으로 발암 요인을 1~4군으로 분류한다.
사람에게 암을 일으키는 물질은 1군으로, 햄과 소시지, 탄 고기가 여기에 해당된다. 사람에게 암을 일으키는 개연성이 있는 물질은 2A군, 암을 일으키는 가능성이 있는 물질은 2B군으로 분류된다. 또 암을 일으키는 게 분류되지 않은 물질은 3군, 암을 일으키지 않는 물질은 4군이다.
2B군엔 경유, 휘발유, 에틸카바메이트, 캐러멜색소, 니켈, 납, DDT(농약), 휴대폰의 전자기장 등 322종이 포함돼있다.
아스파탐은 주로 주류와 음료에 들어있다. 롯데칠성음료는 펩시 제로 슈거에 아스파탐을 사용하고 있다.
주류에서는 서울장수막걸리와 국순당 생막걸리, 지평막걸리에 아스파탐이 들어가 있다.
스마트이미지 제공코카콜라는 국내 유통 제품에 아스파탐 대신 아세설팜칼륨과 수크랄로스 등 인공 감미료를 사용중이다.
아스파탐의 발암유발 가능 물질 분류 가능성에 소비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탄산음료를 즐겨 먹는 직장인 최모(40)씨는 "건강과 체중 관리를 위해 일부러 제로 음료만 찾아 먹었는데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라고 전했다.
소비자들이 불안감이 커지면서 정부도 대응에 나섰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WHO가 아스파탐을 발암가능 물질로 분류할 경우 식약처도 위해성 평가를 실시할 예정이다.
식약처의 '2019년 식품첨가물 기준·규격 재평가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의 아스파탐 섭취량은 일일섭취허용량(ADI)의 0.12%으로 조사됐다.
식약처는 국내 아스파탐 섭취 수준은 낮은 편으로, 안전성 염려가 없다고 보고 있다.
강백원 식약처 대변인은 지난 3일 "어떤 근거로 발암물질로 지정했는지 어떤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위해성 평가를 했는지 따져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