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부산대병원 로비에 파업 여파로 정상진료가 불가능하다는 안내 현수막이 놓인 모습. 정혜린 기자전국보건의료노조가 이틀간의 총파업을 마무리했지만 부산대병원 노조는 비정규직 직접고용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계속해, 노사 간 대치가 장기화되는 모양새다.
부산대병원 노조는 17일 오전 9시 본원과 양산분원 로비에서 총파업 대회를 열고 인력 확충과 비정규직 직고용 등을 촉구했다.
지난 13일 시작한 이번 파업에는 필수 유지인원과 휴직자 등을 제외한 조합원 250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부산대병원 노조는 "전국 14개 국립대병원 중 부산대병원만이 유일하게 비정규직 직접고용을 방치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비정규직의 직접고용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또한 "극심한 인력 부족으로 노동자들은 화장실 갈 시간도 없이 일에 쫓기고, 환자들도 불법 의료 피해를 입고 있다"며 정규직 인력 확충을 촉구했다.
부산대병원 노조는 병원 측이 지난 수개월 간 노조 측과의 교섭에 성실히 참여하지 않았고, 수술취소와 환자 퇴원조치를 하는 등 파업 사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고 규탄의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전국보건의료노조도 부산대병원에 산별 노조 차원의 중앙상황실을 차리는 등 집중 지원에 나선다.
노조는 이날 오전 11시 '부산대병원 파업 해결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대병원의 인력 부족과 불법 의료 실태를 규탄하고, 교섭을 통한 조속한 타결을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보건의료노조 나순자 위원장이 직접 참가해, 전국 200개 지부 8만 5천 조합원이 동참하는 투쟁계획을 발표한다.
부산대병원 노조가 비정규직의 직접고용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무기한 총파업 투쟁을 지속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면서, 노사 대치 상황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직접고용 전환 등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한 부산대학교병원 노조가 14일 부산역 광장에서 파업출정식을 열고 있다. 정혜린 기자
한편 보건의료노조는 지난 14일 이틀 만에 총파업을 철회하고 현장으로 복귀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이틀 간 총파업으로 노조 요구의 정당성을 확인하고, 국민의 지지와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총파업 종료 배경을 설명했다.
산별총파업이 종료된 이후, 파업에 참여한 부산 12개 지부 가운데 부산대병원 지부(정규직·비정규직)를 제외한 10개 지부는 모두 현장으로 복귀했다.
노조의 파업 종료 결정에는 의료 현장 공백에 대한 부담감과 보건복지부와의 면담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진행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노조가 이번 파업에서 요구한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와 인력·공공의료 등에 대해 구체적 방안과 로드맵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