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를 방문해 오염수 방류 설비를 시찰하는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 연합뉴스일본 정부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후쿠시마 오염수 시료 분석 과정에서 '시료 바꿔치기'는 없었다고 부인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18일 한국 언론을 상대로 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설명회에서 오염수 시료(샘플)의 신뢰도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해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관계자는 'IAEA가 직접 샘플링(시료채취)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오염수 방류 과정에) 불신감을 조장한 만큼 (제3자가) 직접 샘플링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이렇게 답했다.
"샘플링은 탱크 안에서 처리수를 균질화하기위해 순환 및 교반(섞기)을 한 후에 전용설비를 통해 채집하게 돼 있습니다. 이러한 모든 공정에 IAEA가 입회를 했고, 그 입회 상태에서 (채집을) 진행했습니다. 이 모습은 도쿄 전력에서 공개도 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이 IAEA의 리뷰(검토)를 통해서 이 샘플에 대한 제3자의 평가를 계속 진행할 것입니다."
앞으로도 제3자의 직접 샘플 검증은 허용하지 않고, 이번처럼 오로지 IAEA를 통해서만 검증을 받겠다는 뜻이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왼쪽)이 4일 일본 도쿄에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를 만나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의 해양 방류 계획에 관한 종합보고서를 전달하고 있다. 연합뉴스그러나 IAEA는 오염수 처리 과정을 검증하면서 그 동안 딱 한차례만 시료를 검증했다. 특히 이 시료 검증의 과정은 아직까지도 설명이 부족한 부분이 많다.
지난 5월 31일 공개된 IAEA의 시료 검증 결과 보고서(6차 보고서) 10페이지에 따르면 문제의 시료 채취는 지난해 3월 24일 진행됐다.
IAEA 관계자들이 지켜본 가운데 도쿄전력 관계자가 시료를 채취해 플라스틱통과 유리병에 담았다. 또 시료를 담은 통은 라벨 처리가 됐고 테이프로 밀봉처리도 됐다.
샘플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작업들인 것이다.
그러나 해당 시료는 그로부터 5~7개월 이후인 지난해 8~10월에야 IAEA 실험실 2곳과 한국 등 4개국에 배달(shipping)됐다.
이 때문에 이날 설명회에서는 시료 배달이 이처럼 오래 걸린 이유와, 그 기간에 시료가 바꿔치기 됐을 가능성은 없었는지 등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이에 대해 일본 정부 관계자는 다소 엉뚱하게 답했다.
"물을 채취한 뒤 테이프로 봉인했고 이후에 IAEA에서 준비한 라벨을 부착했습니다. 시료분석은 5곳에서 했습니다. 그들 분석들을 비교한 것이 5월 31일에 나온 결과물입니다. 5곳에서 분석한 결과가 모두 일치했습니다. 도쿄전력의 분석 능력이 정확했던 것입니다. 따라서 중간에 바꿔치기 됐다는 주장은 맞지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 관계자는 시료 배달이 오래 걸린 이유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다만, 한국 정부는 각국의 통관 절차 때문에 배달이 늦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또 이날 설명회에서는 IAEA의 오염수 전반에 대한 검토 작업에 들어간 비용은 누가 부담했는지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이에 대해 일본 정부 관계자는 이렇게 답했다.
"IAEA는 국제기구로 세수 통해 활동하는 국가가 아니므로 고유의 재원이 없습니다. 해당 가맹국으로부터 부담금, 거출금을 조달해서 사용합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이번 리뷰 중립성 저해한다고 생각 안합니다. IAEA는 원자력 분야의 건강과 인명의 위험에 안전기준을 수립하는 권한을 가진 기관입니다. 처리수의 안전 리뷰는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EU가 자금 거출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편, 이날 설명회에서는 일본측에서는 외무성, 경제산업성, 도쿄전력 등의 관계자가 참석했으며 백그라운드 브리핑(화자 익명처리)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 설명회는 우리정부의 요청에 따라 열린 것으로 보인다.
박구연 국무조정실 1차장은 이날 앞서 별도로 진행된 범부처 합동 브리핑에서 일본 정부에 설명회를 요청한 적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일본 정부가 국제사회나 주변국에 대해 설명이나 양해를 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직간접적으로 전달한 바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