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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풀타임 뛴 설영우, 그리에즈만 유니폼 쟁탈 "좋은 추억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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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홀로 풀타임 뛴 설영우, 그리에즈만 유니폼 쟁탈 "좋은 추억 만들었다'

    밝게 인사하는 설영우-그리에즈만. 연합뉴스밝게 인사하는 설영우-그리에즈만. 연합뉴스팀 K리그 수비수 설영우(24·울산)는 홀로 풀타임을 소화했지만 값진 선물을 받았다.

    울산 홍명보 감독이 이끈 팀 K리그는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3 쿠팡플레이 시리즈 1차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와 친선 경기에서 3 대 2로 이겼다. 후반에만 무려 3골을 몰아쳐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0 대 1로 뒤진 후반 5분 안톤(대전)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고, 1 대 2로 끌려가던 후반 44분에는 팔로세비치(서울)의 페널티킥 동점골이 나왔다. 이어 후반 추가 시간 4분 이순민(광주)의 극적인 결승골이 터졌다.

    이날 경기에서 설영우는 양 팀 통틀어 풀타임을 소화한 유일한 선수였다. 팀 K리그는 22명으로 구성됐는데 홍 감독은 친선 경기인 만큼 교체를 통해 선수들의 출전 시간을 배분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수비수 티모(광주)가 경기 전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여 명단에서 제외돼 한 명은 반드시 풀타임을 뛰어야 했다.

    홍 감독의 섬세한 면도 돋보였다. 모든 선수들의 출전 시간을 적절하게 분배해야 다른 팀의 불만이 나오지 않기 때문. 이에 홍 감독은 소속팀 선수인 설영우를 풀타임으로 뛰게 했다.

    볼 경합 벌이는 설영우-사무에우 리누. 연합뉴스볼 경합 벌이는 설영우-사무에우 리누. 연합뉴스설영우는 경기 후 "감독님께서 경기 전에 부르셔서 풀타임을 뛰어도 괜찮겠냐고 물어보셨다"면서 "(김)영권이 형, (조)현우 형과 누가 풀타임을 뛰게 될지 이야기했는데, 역시 나였다"고 웃었다. 이어 "감독님이 (풀타임을 뛰어도) 괜찮겠냐고 물으셨고, 흔쾌히 수락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무더위 속 풀타임을 소화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 게다가 상대는 유럽 명문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였던 만큼 힘든 경기였다. 이에 설영우는 "프로 생활을 하면서 가장 힘든 경기였고, 제일 정신 없이 지나간 하루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 내내 앙투안 그리에즈만, 알바로 모라타 등 세계적인 선수들의 공세를 막아야 했다. 설영우는 "역습이 게임에서나 보던 속도처럼 빨랐다"면서 "패스 정확도와 개인 능력 등 모두 뛰어나서 도저히 막을 방법이 없었던 것 같다"고 혀를 내둘렀다.

    하지만 결과는 3 대 2 역전승. 세계적인 구단을 상대로 거둔 승리인 만큼 뿌듯함은 더 크게 다가왔다. 설영우는 "이런 팀을 상대로 승리를 거둔다는 건 인생에서 굉장히 값진 경험이기 때문에 이기고 싶은 마음이 컸다"면서 "사실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이겨서 좋은 추억을 만든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설영우는 경기를 마친 뒤 지칠 법도 하지만 쉬지 않고 곧바로 달려간 곳이 있다. 그리에즈만과 유니폼을 교환하기 위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라커룸으로 향한 것.

    그리에즈만은 세계적인 선수 중 한 명이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은 2014년부터 스페인 라리가에서 매 시즌 20개 이상의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고, 2016년과 2018년에는 발롱도르 후보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시즌에는 라리가에서 도움왕(16개)을 차지했다.

    설영우는 이런 그리에즈만을 보자마자 자기 소개를 했고, 유니폼 교환을 위해 라커룸 앞에서 무려 20분 동안 기다렸다. 그는 "여태껏 누구를 기다려 본 적이 없는데, 그리에즈만이니까 기다렸다"고 활짝 웃었다.

    다른 선수들도 그리에즈만의 유니폼을 탐냈다. 이에 설영우는 "내가 제일 먼저 (그리에즈만에게) 이야기를 해놔서 친구들이 양보를 해줬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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