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진환 기자은행채 금리를 비롯한 시장금리가 상승하면서 지난달 은행권의 대출·예금 금리도 두 달 연속 올라갔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 통계에 따르면, 6월 예금은행의 저축성 수신(예금) 평균금리(가중평균·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3.69%로 전달 대비 0.13%포인트(p) 상승했다.
저축성수신금리는 두 달 연속 올랐으며 지난 1월(3.83%)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정기예금 등 순수저축성예금 금리(3.65%)가 0.15%p, 금융채 등 시장형 금융상품 금리(3.83%)도 0.12%p 상승했다.
한국은행 박창현 금융통계팀장은 "하반기 유동성 규제 비율 정상화를 앞두고 예금은행이 정기예금 특판 행사 등으로 선제적 자금 확보에 나선 영향"이라며 "주요국 긴축 기조 강화 움직임 등으로 시장금리도 올랐다"고 말했다.
6월 예금은행의 전체 대출평균금리(가중평균·신규취급액 기준) 역시 연 5.17%로 0.05%p 상승했다. 전달에 이어 두 달 연속 오름세다.
가계대출 금리(4.81%)가 한 달 만에 하락전환해 0.02%p 내렸다. 지난해 8월(4.76%)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가계대출 가운데 일반신용대출(6.34%·-0.10%p)과 보증대출(5.05%·-0.05%p)이 하락했다.
박 팀장은 일반신용대출 금리가 하락한 이유에 대해 "주요 지표 금리인 은행채가 오름세를 나타내며 상승압력이 커졌으나 대환대출 플랫폼 도입으로 금리를 낮춘 대환대출 전용 상품이 출시되고, 기존 대출 상품에 우대금리를 적용하는 등 금리 경쟁이 나타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주택담보대출은 4.21%에서 4.26%로 0.05%p 상승했다. 주택담보대출이 오른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이다. 보증대출 중 전세자금대출(4.14%)도 0.05%p 올랐다.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고정형 금리(4.20%)의 상승 폭(0.04%p)이 변동형(4.41%·0.02%p)보다 컸다.
박 팀장은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주요 지표금리인 은행채 5년물 금리 상승 폭이 확대됐으나, 일부 은행이 낮은 금리로 특판 행사를 실시해 전체 상승 폭은 크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 조건별로 변동형의 주요 지표금리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적용 월 기준으로 보합세를 나타냈지만, 고정형의 주요 지표금리인 은행채 5년물 금리는 크게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기업 대출금리(5.32%)는 0.12%p 상승했다. 대기업 대출금리(5.25%·0.08%p)보다 중소기업 대출금리(5.37%·0.14%p)가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가운데 6월 신규취급액 기준 고정금리 비중은 50.8%로 한 달 전보다 2.1%p 축소됐다. 주택담보대출의 고정금리 비중 역시 73.1%로 한 달 전보다 3.9%p 줄었다.
금리 상승 기대가 둔화하고, 변동형과 고정형 간 금리 차가 축소되면서 변동형 대출의 수요가 늘어났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예금은행 신규 취급액 기준 대출 금리와 저축성 수신 금리의 차이인 '예대금리차'는 1.48%p로 전월(1.56%p)보다 0.08%p 좁혀졌다. 올해 3월 이후 넉 달 연속 감소세다.
신규 취급 기준이 아닌 잔액 기준 예대금리차(2.56%p)는 5월 수준과 같았다.
은행 외 금융기관들의 예금 금리는 상호저축은행(1년 만기 정기예탁금 신규취급액 기준·4.08%)만 0.04%p 올랐고, 나머지 신용협동조합(4.07%), 상호금융(3.74%), 새마을금고(4.23%)에서는 각각 0.07%p, 0.08%p, 0.14%p 하락했다.
대출금리는 상호저축은행(11.91%·-0.33%p), 신용협동조합(6.31%·-0.07%p), 상호금융(5.73%·-0.16%p), 새마을금고(6.27%·-0.12%p)에서 일제히 낮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