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이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 탄천변 물놀이장에 물품을 배달하고 있다. 이준석 기자"오토바이 배달보다 훨씬 빠르네요. 신기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편리하니까 자주 이용할 것 같습니다."
1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 탄천변 물놀이장.
분당구 삼평동에 거주하는 이신구(43)씨는 10살 아들, 12살 조카와 함께 물놀이장을 찾았다가 이날 처음으로 서비스를 개시한 유료 드론 배송 서비스로 치킨을 시켰다.
애플리케이션으로 치킨을 주문하고 결제하는 데 걸린 시간은 단 10초. 배송이 시작됐다는 알람이 울리고 10분이 지나자 탄천을 따라 날아오던 드론이 물놀이장 주변에 설치된 에어매트에 검정색 상자를 떨어뜨리고 다시 하늘로 사라졌다.
국내 첫 유료 드론 배송 서비스 1호 고객. 성님시 제공이 광경을 지켜보던 아이들은 "와~신기하다", "드론이다" 등의 감탄사를 터뜨렸다.
이씨가 상자를 열자 비닐봉지에 포장돼 있는 치킨 박스가 담겨 있었다. 박스 안의 치킨은 흐트러짐 없이 갓 매장에서 나온듯한 모습 그대로였다.
이씨는 "배송이 생각보다 빨리 왔다. 위에서 떨어져서 음식이 망가지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상태가 괜찮았다"며 "결제도 간편하고, 배달 음식을 시키면 받으러 가야 했는데 상당히 편리해 또 이용할 것 같다"고 말했다.
국내 첫 유료 도심 드론 배송 서비스 개시
물품 배송 대기 중인 드론. 이준석 기자성남시는 이날부터 국내 최초로 드론을 활용한 유료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시는 탄천 내 도심 공원에 드론 이착륙과 물품 적재를 위한 배송센터 2곳과 배달점(물품 수령장소) 5곳을 마련하고, 드론 식별시스템과 드론 안전관리 체계를 갖춘다는 계획이다.
이 중 탄천변에 있는 정자동 임시 물놀이장과 구미동 물놀이장에 배달점 2곳과 정자동 주택전시관에 배송센터 1곳을 우선 설치해 이날부터 드론을 이용한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매주 화~일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배송하며, 배달 가능 시간은 주문 수요에 따라 9월 이후 탄력적으로 조정할 계획이다.
주문한 물품이 드론 배송센터로 도착하는 시간을 제외하면 '드론 이륙부터 배송까지'는 평균 5~10분이 소요된다.
우선 2대의 드론으로 배달하다가 배송센터 1곳이 더 설치되면 모두 4대의 드론을 투입할 예정이다.
드론에는 최대 5㎏까지 물건을 실을 수 있고, 배달점 2~5m 상공에서 지상 에어매트로 투하하는 방식으로 물품을 배달하게 된다.
드론 배송을 주문할 수 있는 품목은 치킨, 피자 등 간단한 음식과 커피, 에이드 등 음료, 물놀이용품을 포함한 편의점 물품이다.
드론 배송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커피를 배달 중인 신상진 성남시장. 성남시 제공배송료는 기존 배달 플랫폼보다 저렴하거나 비슷한 수준인 3천원이다.
주문은 배송 사업자 웹사이트를 이용해서 하면 된다. 정자동 주택전시관 드론 배송센터를 거점으로 배송하는 구역의 경우 '제로 랩' 사이트를 통해 주문하면 된다.
이날 구미동 물놀이장을 찾은 신상진 성남시장도 현장에서 앱을 통해 편의점 아이스커피 3잔을 주문하고 드론으로 배달된 커피를 마시는 체험을 했다.
신 시장은 "주문 후 5분 만에 아이스커피 3잔을 받아보니 드론 배송 시대를 실감할 수 있었다"라며 "필요한 곳에서 편리하고 안전하게 주문한 것을 받을 수 있는 드론 배송의 표준모델을 만들기 위해 더 노력해 도심항공교통(UAM) 상용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