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란 의원. 순천시의회 제공 전남 순천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이하 예결특위) 위원장이 임명 열흘 만에 자진사퇴해 의회 안팎이 술렁이고 있다.
2일 순천시의회에 따르면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신경란 위원장은 지난 31일 열린 임시회 제2차 본회의 5분 발언을 통해 예결특위 위원장직 사임 의사를 밝혔다. 지난 20일 예결위가 결성된 지 열흘 만이다.
신 위원장은 사임 입장문을 내고 "시의회는 백강로 완충녹지 및 이면도로 개설 사업과 관련한 예산 430억 원을 승인했지만 이 사업은 형평성 논란과 심각한 갈등을 유발하고 있는 사안으로 예결위 위원들의 결정(가결)에 심히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완충녹지 조성사업'은 순천시가 도심 녹지확보를 위해 강력하게 추진해 왔으며 조례동 백강로 일대 사유지를 매입해 완충녹지와 이면도로를 개설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해당 지주들의 반대 민원이 잇따랐으며 이미 땅주인들로부터 고소·고발이 제기된 상태다. 7월 24일 법원에 '도시계획 시설사업 실시계획 인가고시 무효확인' 소가 접수됐다.
이런 가운데 순천시 공원녹지과는 완충녹지 조성예산 300억 원을, 도로과는 이면도로 매입 예산으로 130억 원을 편성해 시의회 의결을 요청했고 이 과정에서 예결위원 11명이 무기명 투표를 진행해 7대 4로 집행부 원안대로 가결했다.
신 위원장은 "백강로 완충녹지 조성과 이면도로 개설사업은 순천시와 민원인 간 이해관계가 수년간 첨예하게 대립되어 있는만큼 고심의 시간을 갖고 추후 논의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안건을 졸속 심의 처리함에 따라 특혜 시비 등 합리적인 의심이 심히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숙의의 과정을 내팽개치고 속단을 했다는 책임감에 예결특위 위원장을 사퇴한다"며 "그 결정에 대한 시민들의 평가를 받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항간에 소병철 의원이 확보한 교량교 관련 시비 예산을 삭감한 데 따른 문책성 사퇴라는 항간의 소문에 대해서 신 위원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신 위원장은 "교량교 사업은 이월사업으로 내년에 예산을 집행해도 되기 때문에, 올해 시비 105억원 중 45억 원을 삭감하고 올해 급한 예산들부터 진행하기 위한 계획대로 된 것"이라며 "일부러 예산을 삭감하거나 그런 부분은 전혀 아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비례대표로 예결특위위원장을 맡는 것이 부담이 된 부분이 있었다"며 "여기에다 논란이 인 백강로 사업이 무기명 찬반 투표로 가결된 데 대한 의원들에 대한 실망감과 결과에 대한 책임감을 느껴 사퇴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순천시의회 의원들은 신 위원장의 사퇴 소식을 본회의장에서 접하고 많이 당황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위원장의 사임에 따라 시의회는 직무대행 체제가 아닌 새로운 위원장을 예결위원 11명 가운데서 선출해야 한다. 예결특위 위원장과 위원 임기는 1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