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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풀이되는 민주당 '노인비하' 논란…혁신위 입지 더 좁아지나

국회/정당

    되풀이되는 민주당 '노인비하' 논란…혁신위 입지 더 좁아지나

    김은경 위원장 '노인 비하' 발언에 지도부가 선제 사과
    민주당, 정동영·유시민 등 과거 논란도 재소환
    스스로 입지 좁힌 김은경 혁신위 결국 쇄신안도 힘 잃나

    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장. 윤창원 기자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장. 윤창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장의 '노인 비하' 논란의 파장이 깊어지는 가운데, 과거 민주당의 노인 발언 논란이 다시 조명받고 있다. 당 안팎에선 이번 논란으로 혁신위의 입지가 추락하는 위기에 봉착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위원장 '노인 비하' 발언에 지도부가 나서서 사과


    김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진행한 청년좌담회에서 남은 수명에 비례해 투표를 하게 해야 한다는 취지의 본인 자녀의 발언을 전하며 "합리적이고 맞는 말"이라고 말해 '노인 비하' 논란이 일었다. 이후 대한노인회는 민주당 지도부의 공식 사과와 김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논란이 커지자 박광온 원내대표는 "대한노인회 회원분들, 또 어르신 분들께서 상처받은 부분에 대해서 대단히 다시한번 송구스럽다는 말씀 드린다"며 "찾아뵙고 충분히 소통을 하도록 하겠다. 아마 오늘(2일)은 여러 사정 때문에 어렵고 내일(3일) 오전 중이라도 찾아뵙도록 하겠다"며 김 위원장과 함께 사과 방문할 의사를 밝혔다.

    2일 용산 대한노인회 중앙회에서 김호일 회장이 '노인 폄하' 논란과 관련해 사과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양이원영 의원을 만났다. 연합뉴스2일 용산 대한노인회 중앙회에서 김호일 회장이 '노인 폄하' 논란과 관련해 사과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양이원영 의원을 만났다. 연합뉴스
    김 위원장도 2일 강원도 춘천에서 강원도민과 만나 "노여움 푸시고, 그런 뜻이 진짜 아니었음을 이 자리에서 다시 말씀 드린다"라며 "교수라서, 조금 철없이 지내서 정치 언어를 잘 모르고, 정치적 맥락이 무슨 뜻인지 숙고하지 못한 어리석음이 있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당내외 비판 계속…과거 '野 노인비하' 논란도 소환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과거 '노인 비하' 발언 논란들을 소환하며 연일 맹공을 퍼붓고 있다. 가장 먼저 소환되는 인물은 민주당 정동영 상임고문이다. 그는 2004년 3월 총선을 앞두고 한 강연에서 "미래는 20대·30대들의 무대다. 60대 이상, 70대는 투표 안 해도 괜찮다. 그분들은 어쩌면 곧 무대에서 퇴장하실 분들이니 집에서 쉬셔도 된다"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도 같은 해 11월 한 특강에서 "50대에 접어들게 되면 죽어나가는 뇌세포가 새로 생기는 뇌세포보다 많다. 사람이 멍청해진다"며 "60세가 넘으면 책임 있는 자리에 있지 말자. 65세가 넘으면 때려 죽여도 책임있는 자리에는 가지 말자"라고 말해 빈축을 샀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시절이던 지난 2015년 "정부의 잘못된 정책으로 고통을 받으면서도 노인 세대는 박근혜 정권을 지지한다"면서 "젊은 세대가 나서야 한다"고 말해 비판을 받은 바있다.

    스스로 입지 좁힌 김은경 혁신위, 쇄신안도 힘 빠져

    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장. 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장. 연합뉴스
    이를 두고 당내에선 정치 경험이 전무한 김 위원장이 정치권에서 금기 사항처럼 여겨왔던 '노인 비하' 발언 논란을 결국 피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그렇지 않아도 혁신위가 당내 신임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스스로 입지를 더 좁혔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박창환 정치평론가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과거 정동영 전 의장(당시 열린우리당) 발언으로 민주당이 굉장히 큰 후폭풍을 겪고 나서는 당내에서는 (노인 발언이) 굉장히 터부시되어 온 분위기가 있다"라며 "다만 김 위원장의 경우 정무 경험이 부족한 탓에 이같은 사실을 파악하지 못해 결과론적으로 역린 중 하나를 건드리게 된 꼴"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정 전 의장은 2004년 노인 폄하 발언 당시 논란으로 당 선거대책위원장에서 전격 사퇴했으며, 이후 총선에서 해당 논란이 큰 악재로 작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다만 민주당에서 이같은 실수가 이어진 배경에는 여당에 비해 민주당이 상대적으로 젊은 층의 지지를 받은 역사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젊은 세대는 우리를 지지할 것이고, 이를 통해 미래를 담보하겠다는 의지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다만 지금은 고령화로 전체적인 지지 연령대 자체가 굉장히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혁신위에 대한 기대감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설화로 (혁신위가) 신뢰를 더 잃었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며 "앞으로 혁신위가 내놓은 쇄신안이 당내에서 잘 받아들여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도 통화에서 "이번 김 위원장의 실언과 과거 민주당내 인사의 실언은 결이 좀 다르다"면서 "경험 부족으로 실언한 김 위원장과 달리 기존 당내 인사들은 선거 현장을 뛰며 나이가 압도적으로 많은 분들은 보수가 많다는 것을 체감하면서 나온, 경험에서 나온 실언"이라고 지적했다.
     
    박 평론가는 "두 가지 결 모두 국민들이 받아들일 수 없는 잘못된 발언이라는공통점이 있지만, 김 위원장은 당의 쇄신을 이끌어나가야 한다는 입장에서 리더십에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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