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교사와 학생을 위한 교육권 확보를 위한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거동이 수상한 사람나 위험물로 에상되는 것이 있다면, 즉시 주변 안내요원을 통해 경찰에 신고해 주십시오."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인근 도로에서 5일 오후 열린 '서이초 교사 추모 및 교권 회복 촉구 집회' 사전 안내 방송이다.
폭염에 이어 잇단 흉기난동 사건으로 불안감이 커지는 등 악재가 겹쳤지만 교사들은 3주째 거리로 나와 집회를 열었다.
집회를 개최한 전국교사모임 추산 5만명은 서이초 교사의 죽음을 추모하는 의미의 검은 옷을 입고 손에 '서이초 진상규명 촉구한다'는 플래카드를 들었다.
집회 사회자는 "오늘도 매우 덥다. 하지만 우리의 분노가 더 뜨겁다"며 "무더운 날씨에도 이곳에 모여 뜻을 함께 모아주시는 선생님과 학부모, 학생, 시민 여러분 고맙다"고 인사했다.
고인이 된 서이초 교사의 사촌오빠도 단상에 올라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흐느끼면서 "제발 부디 제 동생의 억울했던 상황의 진상을 조사해 달라"면서 "조사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반복되지 않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서이초 진상규명을 촉구한다"는 구호를 수차례 반복하면서 오열했다.
전국 175개 학교 교장들이 "교육권이 온전히 실현되고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가 되는 그날까지 전국 교장선생님들이 함께 행동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어 교육 일선에서 겪었던 학부모의 갑질과 피해 증언이 잇달았다.
한 공립 유치원 교사는 교육 과정에서 원아의 학부모에게 아동학대 신고를 당해 경찰 조사를 받는 등 어려움을 겪었고, 유산의 위험까지 처했었다는 피해를 공유했다.
26년차 초등학교 교사는 "거짓된 무고로 민원을 제기하는 악성 민원 학부모에게서 교사를 보호해야 한다"며 "왜 교육당국은 악성 민원인의 편에 서서 무고한 교사들을 사지로 내모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전국교사모임은 입장문에서 서이초 교사 사망사건 수사 및 진상규명, 교육활동 보호 특별법 제정, 일원화된 민원 창구 마련 등을 촉구했다.
이날 서울 낮 최고기온운 35도로 기록됐다.
교사들의 집회는 고인이 된 서이초 교사 49재인 9월 4일까지 매주 토요일 계속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