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사직야구장. 부산시 제공프로야구 시즌이 진행 중인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흉기를 휘두르겠다는 내용의 글을 올린 10대 고등학생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동래경찰서는 협박 혐의로 A(10대·남)군을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7일 밝혔다.
A군은 지난 5일 오후 9시 10분쯤 한 포털 사이트 실시간 채팅창에 "내일 오후 5시에 사직구장에서 칼부림합니다"라는 글을 남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채팅창 이용자들은 칼부림을 예고하는 내용의 글을 보고 놀라 화면을 캡쳐한 뒤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글을 올린 이용자와 같은 이름을 가진 48명을 확인한 뒤, 통신 영장을 발부받아 일일이 전화를 걸어 확인했다.
이 때문에 흉기 난동이 예고된 다음 날 프로야구 경기가 열린 사직야구장에서는 대소동이 빚어졌다.
'경비 비상'을 발령한 동래경찰서는 사직야구장에 경력 120여 명을 배치했고, 구단 측도 경호인력 60여 명을 배치해 검문검색에 나섰다.
주말을 맞아 야구를 보러 온 관람객들은 짐 검사가 철저해진 탓에 뙤약볕에 줄을 서서 장시간 기다려야 했다.
경찰에 붙잡힌 글 게시자는 경기도에 거주하는 10대 고등학생 A군이었다.
A군은 경찰 조사에서 "응원팀이 이길 수 있는 경기를 져서 홧김에 글을 올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협박 혐의로 A군을 입건한 경찰은 다른 혐의 적용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동래경찰서 관계자는 "이런 글을 다수가 볼 수 있는 공간에 올린 탓에 많은 경찰력이 투입됐고, 사직구장을 찾은 관중들도 불안에 떨어야 했다"며 "공무집행방해 등 다른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는 수사를 더 진행해본 뒤 법리검토를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