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전 서울 강남구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지역본부에서 열린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아파트 전수조사 관련 기자회견에서 이한준 사장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이른바 '순살 아파트' 명단을 공개할 당시 5개 단지를 제외한 이유가 철근 누락 정도가 경미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LH 이한준 사장은 11일 LH 서울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초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누락된 철근이 5개 미만이고, 즉시 보강이 완료돼 안전에 우려가 없는 단지는 자체 판단 하에 제외했다"고 밝혔다.
LH는 지난달 30일 무량판 구조로 지하주차장이 만들어진 LH 아파트 단지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 총 91개 단지 중 15개 단지에서 철근 누락이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이날 이 사장의 기자회견에 따르면 당초 부실시공 단지가 20개 단지였는데, LH가 자체적으로 사안의 경중을 판단해 5개 단지를 고의로 누락한 셈이 된다.
LH는 지난 9일에는 이번 전수조사에서 무량판 구조로 주차장이 지어진 단지 중 10개 단지를 누락, 총 101개 단지에 대한 조사에 나섰어야 했는데 91개 단지에 대해서만 조사를 진행한 사실이 밝혀진 바 있다.
LH는 조사 대상 누락에 이어 부실시공 단지 명단 공개 고의 누락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이번 사태에 부실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다만 이 사장은 부실시공 단지 명단에서 누락된 5개 단지를 포함해 총 20개 단지에 대해 긴급 안전점검을 시행하고 있으며, 주민과의 협의를 통해 신속하게 보강 조치를 마무리하겠다고 설명했다.
민간이 설계하고 시공한 민간 참여 공공주택사업 70곳과 재개발 사업 3곳 중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19개 지구에 대해서는 해당 민간 사업자와 협의해 긴급 정밀 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9일 경기도 화성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대주택 현장을 방문, 현장의 안전 실태를 점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제공한편 이번 사태를 계기로 높아지고 있는 조직 혁신 압박과 관련해서는 LH 임원 전체가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장은 "LH를 근본적으로 혁신하고자 하는 의지의 표현으로 전체 임원의 사직서를 받고 새 인사를 통해 LH를 변화시키겠다"며, 자신의 거취 또한 "국토교통부 장관을 포함한 정부 뜻에 따르려고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