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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론 속 'LK-99' 검증 나선 국내 초전도 학계…이르면 9월초 결론

IT/과학

    회의론 속 'LK-99' 검증 나선 국내 초전도 학계…이르면 9월초 결론

    핵심요약

    초전도체 'LK-99' 진위 여부 두고 갑론을박
    해외 학계선 회의론 다수…국내 초전도학회 "다음주 재료 수급 후 검증"
    극저온 아닌 저온 상태 초전도 가능성…재현 완료 전까진 신중 입장

    '꿈의 물질' 상온·상압 초전도체를 한국 연구진이 개발했다는 내용의 논문을 둘러싸고 해외 과학계에도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꿈의 물질' 상온·상압 초전도체를 한국 연구진이 개발했다는 내용의 논문을 둘러싸고 해외 과학계에도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연구진이 상압‧상온에서 초전도체 'LK-99'를 개발했다는 주장을 두고 해외 학계를 중심으로 갑론을박이 이어진 가운데 국내 학계가 본격 검증에 나서는 분위기다. 해외를 중심으로 '완전한 초전도체'에 대한 회의론이 짙어지는 분위기지만, 극저온이 아닌 일반 저온 상태의 초전도성을 증명해도 괄목할 만한 성과이기 때문에 결론이 나오기 전까진 신중한 입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12일 초전도 학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국내 연구진인 퀀텀에너지연구소가 개발했다고 주장하는 초전도체 'LK-99' 검증에 국내 학계가 본격 나섰다. 'LK-99'를 만들기 위해선 황산납과 구리, 인 등이 필요한데 핵심 재료로 꼽히는 '황산납'을 확보하지 못해 그동안 검증이 지연됐다.
     
    한국초전도저온학회 LK-99 검증위원회는 지난 11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검증을 위한) 재료 수급 문제가 다음 주 초에는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며 "샘플을 합성하는 기간은 2주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검증위는 서울대, 고려대, 성균관대 등 3개 대학 연구진을 중심으로 검증 작업을 준비 중이다.
     
    최근 해외 학계 등을 중심으로 'LK-99'의 초전도성에 대한 회의론이 쏟아지고 있지만, 검증위는 정확한 시료를 바탕으로 재현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예단할 수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검증위는 브리핑에서 "교차측정 및 재현실험이 완료될 때까지 결론을 내리지 않는단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외국의 연구결과 뿐만 아니라 검증위 자체 재현연구 결과를 모두 포함해 판단을 내리고자 한다"고 했다.
     
    앞서 미국과 중국, 인도 등 다수 초전도 관련 학계에선 부정적인 의견이 터져 나왔다. 퀀텀에너지연구소가 '아카이브'를 통해 공개한 논문 자료 등을 검토한 결과, 초전도체가 아닐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지난 9일 미국 메릴랜드대 응집물질이론센터(CMTC)는 "('LK-99' 관련) 플래트밴드(flatbands)는 초전도가 아니라 자기 불안정성을 유발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고, 독일 막스플랑크 화학연구소 등이 참여한 연구진은 'LK-99'에 대해 "상온·상압 초전도체라기보다는 자석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한국초전도저온학회 제공한국초전도저온학회 제공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검증위는 "모든 과학적인 발견은 상호검증을 통해 결론을 도출해 가는 과정을 밟게 된다"며 시료 검증에 집중하겠다고 재차 강조한 상태다. 검증위는 특히 초전도성 검증을 위한 대표적 측정 항목을 일일이 열거하기도 했다.
     
    전기저항 특성에선 온도가 낮아짐에 따라 특정 온도에서 시료의 전기저항이 유한한 상태로부터 0인 상태로 급격한 변화가 관측돼야 하며, 반복 실험에서도 동일한 결과가 나와야 한다고 했다. 자기 특성에서는 온도가 낮아짐에 따라 특정 온도에서 시료의 자화율이 상자성 또는 약한 반자성 상태로부터 완전 반자성으로 급격한 변화가 관측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상전이 특성의 경우 시료의 전기저항과 자화율의 급격한 변화가 동시에 같은 온도에서 관측되고, 외부자기장에 의해 초전도 특성이 깨지는 현상도 동시에 같은 자기장에서 나타나야 한다고 했다. 외부자기장 반응성은 1종 초전도체의 경우에는 외부자기장에 의한 초전도 상태의 급격한 붕괴가 측정되며, 2종 초전도체의 경우 외부자기장 하에서 양자화된 자속고정(flux pinning) 현상이 측정되기 때문에 2종 초전도체는 구자석 위에서 부상될 뿐 아니라 부상 높이가 고정되는 현상이 보인다고 강조했다.
     
    검증위의 활동과 별개로 'LK-99'의 초전도성 진위 여부를 주시하고 있는 전문가들 사이에선 '완전한 초전도성'이 아니더라도 '절반의 성공'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과학계 한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단순히 상온 조건이 아닌 'LK-99'에 전압을 많이 줄수록 초전도성 현상이 더 세게 나온다는 측면이 있어서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LK-99' 관련 특허 신청 내용 중에는 전류를 공급하지 않은 경우에 반자성 특성이 매우 작아 자기부양 현상이 잘 나타나지 않지만, 높은 전압을 공급하면 반자성 특성이 강화돼 자기부양 현상이 발생한다는 등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검증위가 다음 주 시료 확보 후 즉시 실험에 착수할 경우, 이르면 다음달 초에 'LK-99' 초전도성 진위 여부 판단을 담은 결론을 공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주 내 시료 샘플 마련 후 1주일 간 실험, 특성 측정 7~10일, 분석 3~5일 등 일정을 고려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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