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시의원들이 7월 의회 앞에서 부영 이중근 회장과 부영그룹 각성을 촉구하고 있다. 여수시의회 제공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지난 6월 순천시 고향마을 주민들에게 1억 원씩 현금을 쾌척한 데 이어 이번에는 학교 동창생들에게도 1억 원씩 현금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의 거액 현금 지급은 횡령죄에 대한 광복절 특별사면을 앞두고 이뤄지는 등 개운찮은 뒷맛을 남기고 있다.
이 회장은 모교인 순천 서면 동산초등학교 여 동창생들에게 지난주 1억 원씩 현금을 계좌로 입금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6월에 이미 서면 운평리 고향마을 주민 280여 명과 남 동창생들에게 최대 1억 원씩 현금을 지급한 데 이어 두 번째다.
미국 '포브스' 잡지는 올해 현재 이중근 회장의 재산을 1조 4560억 원으로 집계했으며 실제로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런데도 이 회장은 부영 회사 자금 수백억 원을 횡령·배임한 죄로 2020년에 징역 2년 6개월을 확정받았다.
하지만 교도소에서 복역하다가 형기를 다 채우지도 않고 1년 만에 가석방됐으며 이번 광복절에는 윤석열 정부에서 특별사면까지 돼 경영활동 복귀도 가능해졌다.
한편, 여수시의회는 이 회장이 고향 지인들에게 거액을 쾌척한 점을 상기시키며 지난 7월 성명서를 통해 "아파트나 튼튼하게 잘 지으라"고 규탄했다.
여수시의회는 "부영 아파트가 천장 누수와 마루 들뜸, 욕실 타일 파손, 주차장 수리 등으로 부실하다"며 "매년 임대 보증금을 인상해 서민들에게 큰 부담이 되는 등 민원도 많다"고 질타했다.
여수지역은 아파트 전체 세대 가운데 23%가 부영 아파트다.
순천은 9%, 광양은 4%로, 여수지역이 다른 지역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지역에서 왕성하게 기업 활동을 했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정작 부실 시공과 임대료 문제 등에 대해서는 묵묵부답이다.
천문학적 재산을 갖고 있으면서도 회사 자금을 횡령했고 징역까지 면제 받은 이 회장. 고향에 돈 잔치를 했는데도 사회적 지탄이 잇따르는 등 공과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