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김하성. 연합뉴스1회 선두타자 2루타로 선제 득점의 포문을 열었다. 다음 타석에서는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첫 만루홈런을 쏘아올렸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홈 구장 펫코파크는 "하성 킴"을 외치는 팬들의 목소리로 가득 찼다.
김하성은 22일(한국시간) 미국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마이애미 말린스와 홈 경기에 리드오프 2루수로 출전해 2회말 만루홈런을 터뜨리는 등 4타수 2안타(1홈런) 2득점 4타점으로 활약했다.
샌디에이고는 김하성의 눈부신 활약에 힘입어 전날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게 당했던 더블헤더 2연패 사슬을 끊고 6-2로 승리, 시즌 60승(66패) 고지에 올랐다.
김하성은 이날 활약으로 시즌 타율을 0.280으로 끌어올렸다. 시즌 70득점, 49타점을 기록하며 물 오른 타격 감각을 이어갔다.
호타준족의 상징인 '20-20(홈런-도루)'에도 가까워졌다. 김하성은 시즌 17호 홈런을 만루포로 장식했다. 또 1회말 선두타자 2루타를 때린 이후 볼넷으로 출루한 2번타자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와 함께 더블 스틸에 성공해 시즌 도루를 28개로 늘렸다.
김하성은 매니 마차도의 희생플라이 때 홈을 밟아 득점을 올렸다.
하일라이트는 2회말 공격에서 나왔다. 김하성이 이날 경기에서 가장 극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김하성은 팀이 1-0으로 앞선 2회말 1사 만루에서 타석에 섰다. 샌디에이고는 1사 후 세 타자가 연속 볼넷으로 출루해 기회를 잡았다.
제구 난조로 인해 루상에 주자를 꽉 채운 마이애미 선발 라이언 웨더스는 카운트 싸움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김하성을 상대로 스트라이크존 한복판으로 계속 공을 던졌다.
웨더스는 초구로 시속 97마일이 넘는 포심 패스트볼, 다음 공으로 90마일에 육박하는 체인지업을 뿌렸고 김하성은 공 2개를 차분하게 지켜봤다.
웨더스는 유인구 없이 3구 97마일짜리 포심 패스트볼을 김하성의 몸쪽으로 던졌다. 스트라이크존 경계를 찌르는 좋은 공이었다.
하지만 김하성은 마치 기다렸다는듯이 호쾌하게 방망이를 돌렸고 잘 맞은 타구는 멀리 날아가 왼쪽 담을 넘어갔다.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첫 만루홈런이다.
김하성은 경기 후 그라운드에서 공식 인터뷰 대상으로 선정됐다. 김하성은 메이저리그에서 처음으로 만루포를 쏘아올린 소감을 묻는 질문에 "기분이 너무 좋고 만루홈런을 치고 나서 팀이 이겼기 때문에 기분이 더 좋다"고 답했다.
이어 "내 커리어에 너무 좋은 홈런인 것 같고 계속 이 기운을 이어서 내일 경기도 잘하겠다"고 덧붙였다.
김하성은 만루포를 때렸음에도 특별한 세리머니를 펼치지 않았다. 그라운드를 돌 때 어떤 심정이었는지 묻는 질문에 "기분은 좋았는데 담담하게 뛰었다"고 차분하게 말했다.
김하성은 최근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타자다. 리포터가 그 비결을 묻자 "경기를 이기기 위해 항상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꾸준한 루틴이 답인 것 같다"고 답했다.
샌디에이고는 6회초 2점을 내줬지만 추가 실점없이 값진 1승을 추가했다. 선발 마이클 와카는 5와 1/3이닝 동안 탈삼진 7개를 곁들이며 5피안타 2볼넷 1실점으로 호투해 승리투수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