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토론토 류현진. 연합뉴스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이 던진 포심 패스트볼의 구속은 부상 복귀 후 평균보다 다소 떨어졌다. 평균 시속 140.7km에 머물렀다. 최고 속도는 시속 143.7km인 것으로 나타났다. 메이저리그 전체 투수 중 하위 3%에 해당하는 수치다.
류현진과 선발 맞대결을 펼친 신시내티 레즈의 헌터 그린은 차원이 다른 공을 던졌다. 포심의 평균 속도는 시속 158km가 넘었고 최고 구속은 161.4km(100.3마일)가 찍혔다. 그린은 메이저리그 상위 3%에 속하는 파이어볼러다.
하지만 공이 빠르다고 반드시 야구가 잘 되는 것은 아니다. 관건은 타자와 승부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느냐다. 류현진에게 포심은 그가 구사할 수 있는 여러 무기 중 하나에 불과하다. 류현진은 자신과 전혀 다른 유형의 파이어볼러와 맞대결을 통해 다시 한 번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류현진은 21일(한국시간) 미국 신시내티의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신시내티 레즈와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탈삼진 7개를 곁들이며 4피안타 2볼넷 2실점(비자책)을 기록했다.
부상을 털어내고 6월 중순 이후 오랜만에 빅리그 마운드에 오른 그린은 빠른 공을 보유하고도 단조로운 투구 패턴으로 인해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린은 토론토 타선에 홈런 5방을 허용하는 등 3이닝 10피안타 3볼넷 4탈삼진 9실점(8자책)을 기록하며 무너졌다.
류현진은 총 투구수 83개를 기록했다. 그 중 포심이 38개였고 체인지업(18개), 커브(16개), 컷 패스트볼(11개)를 적절히 섞었다.
류현진이 던진 공은 스트라이크존의 구석을 다양하게 공략했다. 타자들은 타이밍을 잡지 못했고 다음 공도 예상하지 못한 듯 보였다.
그린은 총 투구수 90개 중 절반이 넘는 51개를 포심으로 선택했다. 세컨드 피치인 슬라이더는 32개로 많았고 체인지업 7개를 섞었다. 그러나 제구가 불안했고 패턴이 단조로웠다. 최근 빠른 공 공략에 자신감을 되찾은 토론토 타자들의 제물이 됐다.
투수가 타자를 잡아내는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탈삼진이다. 인플레이 타구로 인한 변수를 없애면서 아웃카운트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항상 삼진을 잡아낼 수는 없다. 그렇다면 위협적인 타구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류현진이 기록한 타구 발사 속도의 평균은 시속 136km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그린이 던진 공을 토론토 타자가 때린 순간의 평균 속도는 시속 150km가 넘었다. 이는 그린과 신시내티에 심각한 데미지를 입혔다. 약한 타구를 이끌어내는 능력이 탁월한 류현진의 압승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