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장군 동상. 황진환 기자동남권 관문공항으로 개항할 가덕도 신공항의 이름을 '이순신 국제공항'으로 짓자는 대정부 건의안이 경남도의회에 발의됐다.
국내에는 아직 역사적인 인물의 이름을 딴 공항이 한 곳도 없어 이번 정부 건의가 눈길을 끈다. 신공항 건설의 파급 효과를 고려한다면 단순히 지역명을 딴 공항이 아닌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명칭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국민의힘 박춘덕(창원15) 경남도의원은 지난 14일 '가덕도 신공항 공식 명칭 이순신 국제공항(YI Sun-sin International Airport) 지정 촉구 대정부 건의안'을 대표 발의했다. 박 의원을 포함해 45명이 이 건의안에 동참했다.
박 의원은 "임진왜란 당시 무패 신화가 깃든 남해안의 지리적·역사적 특성을 반영하고 한국사에서 가장 위대한 인물의 한 표상이라고 할 수 있는 이순신을 통해 세계가 한국을 새롭게 인식할 수 있도록 가덕도 신공항을 '이순신 국제공항'으로 명명할 것을 건의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순신 장군 승전지 순례길을 세계적인 걷기 코스로 주력하고 있는 이때 이순신 국제공항으로 세계인이 입국한다면 그 사실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공항 이름은 김포공항·제주공항·김해공항 등 지역 이름을 사용하고 있지만, 해외에서는 존경받는 역사적인 인물들의 이름을 딴 공항이 많다.
프랑스 파리의 샤를드골공항, 미국 뉴욕의 존에프케네디공항, 이탈리아 로마의 레오나르도다빈치 공항, 인도 뉴델리의 인디라 간디 공항, 몽골 울란바토르의 칭기즈칸 공항이 대표적인 사례다.
가덕신공항 건설 예정지 앞바다. 부산시청 제공박 의원은 "신공항 명칭 결정은 지역 주민과 국민, 정치권의 합의가 전제되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정부는 이순신 장군과 같은 역사적 인물을 공항 명칭으로 지정하는 데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며 "관제탑과 계류장 등을 이순신과 거북선을 형상화한 구조물을 설치해 공항 자체가 랜드마크가 되어 세계적인 공항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가덕도 신공항이라는 명칭은 공식 개항 전의 건설 사업 자체를 말한다. 신공항 개항 이전에 정식 명칭이 다시 정해진다.
국토교통부 예규 '공항명칭 관리지침'에는 공항 소재지 시군명 사용을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공항 명칭으로 적절하다고 판단될 경우 다른 명칭도 사용할 수 있도록 폭넓게 규정하고 있다.
이 건의안은 다음 달 열리는 제407회 도의회 임시회에서 채택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