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내년 오스카에 한국 영화 대표로 나서는 '콘크리트 유토피아'에서 대체 불가 연기를 선보인 배우 이병헌의 대사가 화제다.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감독 엄태화)는 대지진으로 폐허가 되어 버린 서울에서 유일하게 남은 황궁 아파트로 생존자들이 모여들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재난 드라마다. 이 영화는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내년 미국 아카데미영화상에 한국 대표로 나선다.
특히 심사위원들이 "주인공 이병헌이 스토리를 끌어나가는 독창적인 작품이 탄생했다고 본다"고 극찬할 만큼 극 중 김영탁을 연기한 이병헌의 연기는 압도적이다. '콘크리트 유토피아' 측은 영화 속 영탁의 명대사 세 가지를 꼽아 관객들에게 소개했다.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저는 이 아파트가 선택 받았다…그렇게 생각합니다"
첫 번째 명대사는 황궁 아파트 단지 내 화재를 진압하며 주민들의 신임을 얻고 단숨에 황궁 아파트 주민 대표를 맡게 된 영탁이 입주민들 앞에서 전한 소감이다.
영탁은 주민 대표라는 중책을 예상치 못했다는 듯 겸연쩍어하면서도 담백하게 "저는 이 아파트가 선택받았다… 그렇게 생각합니다"라는 소감을 전하며 황궁 아파트를 향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낸다. 대지진에도 살아남은 황궁 아파트와 주민들의 기적 같은 상황을 반영한 '영탁'의 대사는 처음 보여주는 이병헌의 낯선 얼굴이 더해지며 관객들의 기억 속에 깊게 각인됐다.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아파트는 주민의 것!"
두 번째 명대사는 황궁 아파트 주민 투표를 통해 외부인 방출을 결정한 뒤 거사를 치르고, 결속력을 다지게 된 영탁과 주민들이 이를 자축하며 "아파트는 주민의 것!"이라는 대사를 연호하는 장면이다.
특히 주민 대표로 뽑혔을 때와는 사뭇 다른 눈빛으로 표현한 이병헌의 섬세한 연기는 극에 대한 몰입을 높인다. 여기에 가족을 지키고자 애쓰는 민성(박서준)의 미묘한 감정 변화까지 유도하며 극에 팽팽한 긴장감을 더한다.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수신제국…치국…천하태평이라~"
마지막 명대사는 '내부자들' 속 "모히토 가서 몰디브나 한잔하자"는 대사만큼 위트 넘치는 한마디다. 방범대 활동 중 대지진이 일어나기 전 일상을 나누던 영탁과 민성 사이에 어색한 기류가 흐르는 가운데, 영탁이 "수신제국…치국…천하태평이라~"고 하자 "아, 수신제가 치국평천하요"라며 일목요연하게 단어를 정리하는 민성의 모습은 묘한 긴장 속 웃음을 유발한다.
이병헌의 재치 있는 애드리브가 더해져 완성된 명대사는 관객들에게 예상치 못한 순간에 터지는 재미를 선사해 명장면으로 꼽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