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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오염수 방류 확정에 어민·수산시장 상인 "우려가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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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포]오염수 방류 확정에 어민·수산시장 상인 "우려가 현실"

    손님보다 상인이 더 많은 수산시장…원산지 표시 단속에 '울상'
    "상인 때려 잡을 게 아니라 우리 수산물 안전에 신경써야"
    어민들 "우리 수산물 정부가 책임져라" 호소
    풍년 예감 가을꽃게…가격은 제자리 "오염수 영향도"
    日, 오는 24일부터 원전 오염수 방류

    22일 인천 중구 인천연안부두 종합어시장 모습. 주영민 기자22일 인천 중구 인천연안부두 종합어시장 모습. 주영민 기자
    오는 24일부터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의 해양 방류를 시작하겠다는 소식이 전해진 22일 인천 중구 연안부두어시장에는 손님보다 상인들이 더 많았다.
     

    손님보다 상인이 더 많은 수산시장…원산지 표시 단속에 '울상'


    상인들은 평소보다 부쩍 줄어든 손님들을 향해 "꽃게 1㎏에 1만원에 주겠다"고 외치기도 했다. 한 상인은 "일본 오염수 문제가 불거진 이후로 지속적으로 손님이 줄더니 이젠 뚝 끊겼다.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이러다 문 닫을 판"이라며 울상을 지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날 연안부두 어시장에는 인천시 사법경찰관들도 출동해 대대적인 단속을 벌였다. 앞서 인천시는 지난 14일부터 수산물 원산지 거짓 표시 등에 대한 특별 단속을 벌이고 있다. 이날 단속에도 시장 내 일부 업체들이 원산 미표시 또는 허위 표시로 적발됐다.
     
    인천시 관계자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바다 방류 결정 등으로 시민들의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불신과 우려가 높아지는 만큼 무관용 원칙으로 엄정 조치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상인들 사이에서는 "줄어든 손님 자리에 단속반이 채우는 모양새"라는 탄식이 나오기도 했다.
     

    "상인 때려 잡을 게 아니라 우리 수산물 안전에 신경써야"


    같은 시각 소래포구 어시장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썰렁한 어시장 분위기에 가판대에 나온 상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수다를 나누는 풍경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 분위기였다. 이들은 그동안 손님이 뜸한 건 불안함 때문이었지만 이제는 불안함이 현실이 되고 있는 것 같다며 서로의 처지를 비관했다.
     
    소래포구 어시장에서 10년 이상 어패류를 판매했다는 한 상인은 "원산지 거짓 표시를 단속한다며 상인들을 때려 잡을 게 아니라 정부가 나서서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류가 우리 수산물에는 큰 위험이 없다는 걸 과학적으로 설명해줘야 하지 않느냐"고 따져물었다.


    22일 인천 중구 인천연안부두 종합어시장 인근 주차장에 부착된 플래카드. 주영민 기자22일 인천 중구 인천연안부두 종합어시장 인근 주차장에 부착된 플래카드. 주영민 기자
     

    어민들 "우리 수산물 정부가 책임져라" 호소


    꽃게 금어기가 전날 해제되면서 본격 꽃게잡이에 나선 인천 앞바다 어민들의 표정도 심상찮다. 인천 앞바다 어민 150여명 어선 54척은 지난 20일 인천 앞바다에서 인천대교를 오가며 해상시위를 벌였다. 당시 어민들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시 우리 수산물 정부가 책임져라" 등의 내용이 담긴 플래카드를 펼쳤다.
     
    어민들은 무엇보다 일본의 오염수 방류로 인해 어렵게 잡은 우리 수산물이 국민들의 외면을 받을까봐 걱정하고 있다. 어민들은 일본의 오염수 방류가 우리 바다에는 정말 영향을 끼치지 않는지, 일본 수산물을 수입하는 게 적정한지 등의 문제에 대해 정부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고 입을 모았다.
     
    양계영 인천연안어민회장은 "이미 국민들이 수산물에 대해 안전하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정부는 이걸 어떻게 되돌릴 건지 대책은 내놓지 않고 원산지 표시 단속만 하고 있다"며 "정부는 판로를 마련하거나 전량 수매하는 등 어업인 생존권 보장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풍년 예감 가을꽃게…가격은 제자리 "오염수 영향도"


    가을꽃게 금어기 해제 첫날인 이날 인천 앞바다 꽃게 수확량은 900세대(6톤 내외)로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40%가량 늘었다. 꽃게 위판가격은 수꽃게 7천원대, 암꽃게 8천원 선에 형성됐다. 첫날 기준 평년과 비교하면 수확량은 대폭 늘었지만 가격은 그대로인 셈이다.
     
    옹진농협 관계자는 "아직 수확 첫날이라 며칠 더 분석이 필요하다"면서 "수확량 추이는 꽃게 풍년을 가리키는 분위기지만 가격이 낮게 책정되는 것에 대해 오염수 영향이 없다고 말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음 달 본격 꽃게 조업에 나서는 연평도의 분위기도 비장하다. 박태원 전 연평어촌계장은 "이제 연평어민들의 조업 생계는 불법조업 중국어선들이 얼마나 수산물을 싹쓸이 하느냐보다 일본 오염수 방류 영향을 얼마나 받느냐가 더 중요한 기준이 된 것 같다"고 한탄했다.


    지난 14일 인천 중구 연안부두 앞에서 전국어민회총연맹 인천지회 소속 어민들이 해상 시위 전 플래카드를 든 모습. 전국어민회총연맹 인천지회 제공지난 14일 인천 중구 연안부두 앞에서 전국어민회총연맹 인천지회 소속 어민들이 해상 시위 전 플래카드를 든 모습. 전국어민회총연맹 인천지회 제공

    日, 오는 24일부터 원전 오염수 방류




    한편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의 해양 방류를 이르면 24일부터 개시하기로 결정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로써 2021년 4월 스가 요시히데 당시 총리가 오염수 처분 방식으로 해양 방류를 공식 결정한 지 2년 4개월 만에 방류가 개시될 예정이다. 2011년 3월 11일 동일본대지진으로 인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 발생 이후로 보면 약 12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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