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안우진이 25일 삼성과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역투를 펼치고 있다. 대구=키움에이스의 역할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입증했다. 팀의 연승을 이끈 데 이어 연패를 끊어냈다. 프로야구 키움 우완 안우진(24)이다.
안우진은 25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삼성과 원정에 선발 등판해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다. 팀의 7 대 4 승리를 이끌며 9승째(7패)를 따냈다.
앞서 키움은 주중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과 홈 3연전에서 싹쓸이 패배를 당했다. 지난 주말 롯데와 안방 3연전을 쓸어 담았던 분위기가 꺾였다.
25일 경기에 앞서 키움 홍원기 감독은 "올 시즌 어려운 팀 상황에 연패가 많이 나오는데 좋은 팀이 되려면 연패가 길어지면 안 된다"고 걱정했다. 키움은 올해 팀 핵심 이정후가 부상으로 사실상 시즌 아웃되는 등 힘겨운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지난 10일 삼성에 9위 자리를 내주고 최하위로 떨어져 있다.
위기의 영웅 군단을 구한 건 역시 안우진이었다. 이날 안우진은 최고 시속 157km의 강속구를 앞세워 삼성 타선을 제압했다. 최근 5승 2패 상승세를 탄 삼성은 안우진의 역투에 3연승이 무산됐다.
사실 안우진도 최고의 시즌을 보낸 지난해와 달리 올해 쉽지 않은 시즌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 평균자책점(ERA) 2.11), 탈삼진 224개 2관왕, 골든글러브까지 이룬 안우진은 이날 경기 전까지 8승 7패 ERA 2.40을 기록했다. 지난해와 ERA는 큰 차이가 없지만 승수에서 2022년 15승(8패)보다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팀 타선의 지원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안우진은 굳건히 에이스의 역할을 해냈다. 롯데와 3연전 중 2번째 경기에서 6이닝 3탈삼진 4피안타 3볼넷 2실점으로 8승째를 거뒀다. 팀 2연승을 이끈 안우진의 활약에 키움은 3연전을 스윕할 수 있었다.
키움 김수환(오른쪽)이 25일 삼성과 홈 경기에서 2회초 선제 2점 홈런을 터뜨린 뒤 먼저 득점한 2루 주자 이주형과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대구=키움야수들도 안우진의 역투에 화답했다. 2회초에만 김수환의 선제 2점 홈런(시즌 2호)과 김혜성, 로니 도슨의 1타점, 김휘집의 2타점 적시타로 대거 6점을 뽑아내 안우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5회초에는 안우진과 배터리를 이룬 김시앙이 쐐기 적시타를 뽑아내 상대 선발 테일러 와이드너를 강판시켰다. 4회말에는 좌익수 도슨과 우익수 주성원이 각각 이재현, 김지찬의 큼직한 타구를 담장을 등지고 잡아내는 호수비로 안우진을 도왔다.
안우진은 넉넉한 리드를 안은 뒤 2점을 내줬다. 6 대 0으로 앞선 3회말 강민호에게 1타점 적시타를 내준 안우진은 7 대 1까지 달아난 6회말 류지혁에게 1점 홈런을 허용했다. 승리 요건을 갖춘 안우진은 7회말 마운드를 좌완 김재웅에게 넘겼다.
이날 6회까지 안우진의 투구 수는 77개에 불과했다. 탈삼진은 1개였지만 안타 7개를 맞고 볼넷 2개를 내줬음에도 2점으로 막은 영리한 투구가 돋보였다.
김혜성은 이날 2안타를 추가해 올해 가장 먼저 150안타 고지를 밟았다. 3년 연속 150안타(역대 21번째)를 기록했다.
삼성은 9회말 김성윤의 2타점 적시타로 3점 차까지 추격했지만 거기까지였다. 와이드너는 4⅔이닝 7실점으로 4패째(5승)를 안았다. 류지혁은 지난달 5일 KIA에서 삼성으로 이적한 뒤 처음으로 홈 구장에서 홈런(시즌 2호)을 날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