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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는 뭘로 들어요?" 떠오르는 대체 앨범 시장

생활경제

    "CD는 뭘로 들어요?" 떠오르는 대체 앨범 시장

    핵심요약

    LP→테이프→CD 이후 떠오르는 대체 앨범은?
    케이팝 앨범 구매자 중 CD로 음악을 감상하는 소비자는 5.7%

    셔누X형원(몬스타엑스) 키트 앨범. 안성용 기자셔누X형원(몬스타엑스) 키트 앨범. 안성용 기자
    지인으로부터 CD 앨범을 선물 받고 주차장에 세워진 차 안에서 앨범을 들었다는 김모씨. 집에 CD를 재생할 수 있는 기기가 없기 때문이다. 한국소비자원은 지난 3월 케이팝 앨범을 구매한 사람 중 CD로 음악을 감상하는 소비자는 5.7%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생산되지만 재생되지 않는 CD. 이를 대체할 앨범은 무엇일까?

    지난 7월 발매된 '셔누X형원(몬스타엑스)'의 키트 앨범. 손바닥만한 상자에는 포토카드 1장, 20장의 사진, 키트 앨범(KiT Album) 등이 들어있고 가격은 2만 1800원이다. 가로세로 5cm 정사각형의 플라스틱 케이스에 작은 버튼 하나가 달려있는 키트 앨범은 'Keep in Touch'의 줄임말로 연결되어 있다는 의미다.

    테이프나 CD가 없는 앨범은 처음이라 당황했지만, 설명서를 보며 전용 앱을 다운받고 버튼을 눌러 키트 앨범과 앱을 연결하니 앨범이 스마트폰 안으로 들어왔다.

    앱 에서는 음악 감상 뿐 아니라 뮤직비디오도 감상할 수 있다. 또한 팬들끼리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티와 반주에 맞춰 가수와 한 소절씩 노래를 나눠 부르며 이를 녹화할 수 있는 기능까지 갖췄다.

    주변에서 CD가 사라지고 있다는 것을 인지한 뮤즈라이브의 석철 대표는 2012년부터 대체 앨범 개발에 뛰어들어 2017년에 키트 앨범을 제작했다. 키트 앨범의 버튼을 누르면 사람이 들을 수 없는 초음파 보안키가 스마트폰으로 전송되면서 1-2초 후에 앨범이 앱을 통해 스마트폰에 저장된다.

    키트 앨범은 사용자가 앨범과 앱과 직접 연결하여 전체 앨범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고안됐고 음악 감상은 한 번 연결 후 24시간 동안 앨범 없이도 이용이 가능하다.  

    주기적으로 키트 앨범과 앱을 연결해야 한다는 불편함에 대해 석 대표는 "불편함이 주는 즐거움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만질 수 있는 앨범을 소유함으로써 얻는 행복감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제이슨 므라즈 키트 앨범. 뮤즈라이브 제공제이슨 므라즈 키트 앨범. 뮤즈라이브 제공

    뮤즈라이브는 올해 7월 기준 약 450종의 키트 앨범을 출시했으며 누적 600만장이 판매됐다고 밝혔다. 블랙핑크, 세븐틴, 엔시티 등 국내 정상급 케이팝 가수 뿐 아니라 스눕독(Snoop dogg), 제이슨 므라즈(Jason Mraz), 위저(Weezer) 등 세계적인 가수들도 키트 앨범 발매를 선택했다.

    키트 앨범의 경우 국내 뿐 아니라 해외 음반 차트에서 키트 앨범을 정식 음반으로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외 가수들의 선택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영국 오피셜차트컴퍼니(OCC), 호주 오스트레일리아음반산업협회(ARIA) 차트 등이 키트 앨범을 CD와 같이 정식 판매량을 집계하고 있다. 미국 빌보트 차트도 키트 앨범의 음반 집계를 검토 중이다.

    근거리무선통신(NFC), QR코드 기반 앨범 등 디지털 앨범의 경우 한 번 연결 후 무제한 음악 감상이 가능해 사용자 편리성은 높은 반면 해외 주요 음반 차트에서 정식 앨범으로 집계되지 않는다는 한계점이 있다.

    엔씨티 등 아이돌 앨범을 150개 이상 보유한 20대 노 모씨는 "별도의 기기 없이 앨범을 들을 수 있고, 기존 앨범과 달리 키트 앨범을 전시할 수 있다"며 "최근에는 디지털 앨범을 열쇠고리처럼 들고 다니거나 가방에 달아 액세서리처럼 활용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지난 3월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K-POP 소비자의 52.7%는 굿즈 수집을 목적으로 음반을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키트 앨범. 뮤즈라이브 제공키트 앨범. 뮤즈라이브 제공
    석 대표는 음악 뿐 아니라 사진, 영상 등의 콘텐츠를 유형의 매체로 전달하는 것이 1차 목표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경기도 고양에 200평 규모의 공장을 마련하고 3단계의 제작 공정을 갖췄다. 또한, 공장 자동화로 소비자가 음반을 주문하면 제작하는 온-디맨드(On-Demand) 방식을 구현해 소량 앨범 제작도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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