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구엘 슈발리에 '메타-네이처 AI', 문수경 기자 서울의 가을밤을 수놓는 빛 죽제 '서울라이트 DDP 2023 서울'이 지난달 31일 시작됐다.
올해 주제는 '디지털 자연'(Digital Nature). 실제 자연과 기술적 자연이 얼마나 자연스럽게 공존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미구엘 슈발리에 '메타-네이처 AI' △댄 아셔 X LG OLED '보레알리스 DDP' △기아글로벌디자인센터 '오퍼짓 유나이티드-인터내셔널 저니 오브 커뮤니케이션' 등 3개 전시로 구성됐다.
미구엘 슈발리에의 신작 '메타-네이처 AI'는 DDP의 222m 외벽을 활용한 미디어 파사드다. 꽃과 나무가 피고 지는 정원 이미지를 통해 사계절을 느끼도록 했다.
슈발리에는 이날 DDP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사계절이 뚜렷한 한국을 여러 차례 방문하면서 받았던 자연에 대한 영감을 바탕으로 AI 기술을 접목해 이미지를 생성했다"고 말했다.
"AI 기술을 작업을 위한 도구로 사용한 건 처음이지만 덕분에 이미지의 색채와 형태가 풍부해졌어요. 더 많은 아티스트가 AI 기술을 접목하면 상상하지 못했던 예술 작품이 탄생할 거라 생각해요."
문수경 기자 프랑스 출신인 슈발리에는 가상예술과 디지털 아트의 선구자로 평가받는다. 1980년대부터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작품을 보여줬다. 주로 자연을 탐구하며 자연과 인공물이 서로 공존하며 풍요로워지는 과정을 시적이고 은유적인 방식으로 작품에 담아낸다.
그는 "수많은 곡선으로 이뤄진 DDP에 적합한 이미지를 입히려고 노력했다. 미술관을 찾아가지 않아도 공공장소에서 누구나 작품을 관람할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고 말했다.
댄 아셔 X LG OLED '보레알리스 DDP' 문수경 기자 이날 오후 8시 DDP 잔디 언덕. 음악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언덕 양쪽에 설치된 기계에서 나오는 형형색색 오로라 영상이 하늘을 감쌌다. 중간중간 뿜어져 나오는 안개 덕분에 황홀함이 배가됐다. 이 곳이 서울인지, 북극인지 헷갈릴 정도였다. 오로라에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댄 아셔는 "오로라 영상은 그날의 온도, 습도, 바람의 방향 등 기상 요건에 따라 계속 바뀐다. DDP가 비정형 건물이다 보니 바람의 움직임을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를 가장 많이 고민했다"고 말했다.
"바쁜 일상 가운데 무심히 지나쳤던 DDP의 새로운 모습을 경험할 수 있길 바라요. 자연 현상이 기술로 대체되는 현상에 대해서도 생각하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어요."
아셔는 작품 관람 팁도 전수했다. "오로라 영상이 한 순간도 똑같지 않아요. 많이 움직이면서 봐 주세요. 가급적 천천히 걸으면서 감상하면 좋아요. 물론 앉아서 또는 누워서 여유 있게 보는 것도 괜찮습니다."
스위스 출신인 아셔는 사회의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 예술을 도구로 사용하는 아티비스트(Artivist)다. 효율성을 추구하는 도시를 사람이 만나고 교류하며 공동체 정신을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작업은 전 세계 38개 도시에서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