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영주 기자후쿠시마 원전 오염수가 방류된지 10일째를 맞고 있다. 방류 전후 우려됐던 수산물 소비 위축은 대다수 수산시장에서 현실화되고 있다. 일부 시장에서는 다소 늘기도 했지만 방류 이후 각 수산시장마다 전체적으로 손님이 20~30%, 많게는 절반 정도는 줄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지역에 따라, 시장 규모에 따라 온도 차이는 있지만 수산 먹거리 안전에 대한 우려가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는 것이다.
최근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이나 송파구 가락수산시장의 경우 상인들은 대체로 20% 이상 손님이 더 줄었다고 말하고 있다. 특히 수산물을 취급하는 식당의 경우 손님의 발길이 눈에 띄게 줄어들면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강릉 동해안 횟집과 수산물 시장의 경우 방문객이 30% 정도 줄었다고 말하고 있고, 인천지역도 30%, 많게는 절반 정도 손님들이 준 것으로 상인들은 보고 있다.
부산 자갈치시장의 경우도 방류 발표때 보다는 손님이 좀 늘었지만 사정은 별반 차이가 없다.
류영주 기자방류된 오염수가 수산물에 영향을 미치기 전에 수산물을 먹으려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반짝 손님이 늘어난 상가도 있다.
이에 상인들은 당장 매출은 줄고 있지만 수산물 소비가 위축될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는 조심스런 반응들이다.
차덕호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 상인회장은 지난주 한 방송에 출연해 "수산업계는 지난 2011년 3월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사고 당시에도 큰 타격을 입은 바 있어 매출 추이는 예측하기 어렵다며, 최소 한 달간 관찰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어수선한 분위기속에 최근 수산물 축제는 우려를 씻고 대성황을 이루며 반전을 선사했다.
지난달 25일부터 27일까지 광양시 망덕포구 일원에서 열린 '제22회 광양전어축제'에는 오염수 방류로 소비가 줄 것이라는 우려를 깨고 역대 최다 인파인 5만명이 다녀갔다.
같은 기간 열린 마산 어시장축제도 전어를 찾는 인파가 몰리면서 매출이 지난해보다 3배 이상으로 늘었고, 지난달 29일 시작해 31일 끝난 부산 명지 전어축제도 지난해의 2배가 넘는 3만명이 다녀가며 매출이 30% 넘게 늘어났다.
앞으로도 바닷가 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수산물 축제가 잇따라 예정돼 있다.
2일 충남 서천군 홍원항에서는 전어 꽃게 축제가 시작된다. 17일까지 가을철 별미인 전어와 꽃게를 주제로 다양한 먹거리와 체험 행사가 펼쳐진다.
홍성군 남당항 대하축제는 이달 9일 개막하고, 보령 무창포 대하전어축제는 28일부터 손님을 맞는다. 이후에도 서해안과 남해안의 대부분 어항에서 수산물 축제가 이어질 예정이다.
전어와 꽃게, 대하 등 각종 수산물이 제철을 맞았지만 축제를 준비하는 어민들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최근 손님들의 발길이 뜸해진 상황에서 축제를 기점으로 소비가 확산되길 기대하고 있다.
특히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이후 개최된 수산물 축제가 성황리에 진행됐다는데에 희망을 거는 분위기다.
정부는 수산물에 대한 소비가 시장에서 확대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다양한 소비 촉진책을 내놨다. 긴급 예비비 800억원을 추가 투입해 국내 수산물 소비 위축을 최소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류영주 기자전통시장 온누리상품권 환급행사를 연말까지 상시 개최하는데 400억원을 투입한다. 이미 서울 노량진수산시장, 부산 자갈치 시장 등 9개 전통시장에서 시작됐고 이달 15일부터는 나머지 21개 시장으로 확대된다.
정부는 "전통시장에서 수산물 5만원 이상 구매하면 2만원을, 2만5천원 이상 구매하면 1만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며 적극적인 수산물 소비를 촉구했다.
360억원은 38개 온·오프라인 유통업체와 연계한 할인행사를 매달 개최하는데, 40억원은 전통시장에서 이용 가능한 제로페이 모바일상품권을 확대 발행하는데 각각 투입된다.
수산물 먹거리에 대한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원산지 표시 점검도 강화한다.
정부는 100일간의 일정으로 고강도 '제2차 민관합동 수입 수산물 원산지표시 특별점검'에 나섰다.
소비량이 많은 가리비, 참돔, 우렁쉥이(멍게)가 중점 품목이며 ,수입 이력이 있는 2만여개 업체가 대상이다.
한편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인근 해역에서 채취한 바닷물에서 '검출 한계치'인 L당 10베크렐의 삼중수소가 검출됐다.
1일 도쿄전력은 전날 터널 방출구 부근 약 200m 떨어진 곳에서 채취한 바닷물에서 삼중수소가 L당 10베크렐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다만 일본 정부가 정한 안전 기준인 L당 6만 베크렐 이하나 도쿄전력이 정한 방류 중단 기준인 L당 700베크렐에 비해 크게 낮아 "안전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