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투쟁 2일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단식투쟁천막에서 최고위원들과 최고위원회의을 열고 있다. 윤창원 기자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윤석열 정권을 규탄하며 무기한 단식투쟁에 돌입하면서 여야가 극한으로 대치하고 있다. 산적한 민생 현안을 처리해야 할 9월 정기국회가 개회했지만 통과까지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이재명 '사흘째 단식' vs 與 "뜬금 없다"…가파른 대치
이 대표는 단식 농성 사흘째인 2일 서울시청 광장에서 시민사회 단체 및 환경단체와 공동으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를 위한 규탄대회를 연다. 민주당은 이 대표가 "국민항쟁을 시작하겠다"며 단식을 시작한 기점으로 대정부 공세 수위를 있는 힘껏 끌어올리는 모양새다. 전날 저녁에는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제1차 윤석열 정권 폭정저지 민주주의 회복 촛불 문화제'를 개최했다. 지난달 31일에는 국회에서 오염수 방류 규탄 1박2일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단식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국회 안팎에서 무소불위의 힘을 과시하더니 정기국회를 앞두고 왜 뜬금없이 약자인 척을 하나"라며 "이 대표 단식은 사법 회피용 단식, 내분 차단용 단식, 당권 사수 위한 단식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도 윤석열 대통령의 '이념' 발언 이후 지지층 결집에 매진하는 모양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국민의힘 연찬회에 참석해 "제일 중요한 게 이념이다"라며 "오염수 반대를 주장하는 이런 세력들과 싸울 수밖에 없다"고 발언한 바 있다.
결국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야 모두 지지층 결집을 위해 '투쟁'과 '전쟁'을 강조하면서 대치가 가팔라지는 상황이다. 민주당 비대위원장으로도 있었던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 대표의 단식과 윤 대통령이 '이념싸움'에 대해 "국민들은 관심이 없다"며 일침을 날렸다. 이 대표 단식은 "사법 리스크로 주목받는 상황에서 쓸데없는 오해만 받는다"고 말했고,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서는 "국민들은 일상이 어떻게 될지에 관심이 있지 이념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다"고 쓴소리를 했다.
정기국회 곳곳 '암초'…법안·예산안 두고 공방 거셀듯
정기국회 개회. 연합뉴스이런 가운데 21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가 개회하면서 정국에 먹구름이 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날 개회한 이번 정기국회는 12월9일까지 100일간이다. 오는 5~8일에는 대정부질문을 진행한다. 18일에는 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가, 20일에는 윤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연설을 한다. 10일부터 27일까지는 국정감사를 연다. 이와 함께 윤석열 대통령이 지명한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와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도 진행한다.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각종 법안도 암초다. 민주당의 발의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저지 관련 법안과 노란봉투법, 양곡관리법, 방송법 등 여야 합의가 난망한 법안들이 수두룩하다. 내년도 예산안 심사도 상당한 진통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여당은 재정건전성을 확보한다는 기조지만, 민주당은 주요 사업에 대한 예산을 증액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공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히 민주당은 119개 민생 법안을 추려 이번 정기국회에서 중점적으로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지도부 소속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총선을 앞두고 정기국회에서 야당이 민생을 챙긴다는 점을 보여줘야 한다"며 "의석 수로 밀어붙이더라도 민생 법안 처리는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일방적인 입법에 나설 경우 대통령의 거부권으로 맞서겠다는 입장이어서 거센 공방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