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앞에서 열린 일본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중단! 방류 용인 윤석열 정권 규탄! 2차 범국민대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윤석열 정부에 대항한다는 명분으로 무기한 단식 투쟁에 나선 지 4일로 닷새째에 접어들었다. 단식 중단을 위해 내건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등의 조건이 현실성이 떨어지는 만큼, 결국 이 대표가 이번 단식을 당 통합의 기회로 삼으려 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러나 이 대표가 자신의 '사법 리스크' 방어에 단식을 활용한다는 당내 의구심이 해소되지 않는 한 완전한 단합은 요원하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이 대표 단식 투쟁에는 지금까지 당내외 여러 인사들이 힘을 싣는 모양새다. 단식 이틀째인 지난 1일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이 대표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윤석열 정부를 비판하며 지지의 뜻을 전했다. 이어 이부영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 등 민주화 원로들과,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국회 본관 앞에 마련된 이 대표의 단식 투쟁 텐트를 방문해 힘을 보탰다. 정청래, 박찬대 최고위원 등 지도부도 하루씩 단식에 동참했다.
그러나 이 대표가 단식을 '방탄'에 이용한다는 냉소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검찰이 이달 중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이란 전망에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또다시 당 내홍이 가시화할 조짐을 보였지만, 단식으로 인해 상황은 일단 바뀌었다. 이 대표가 단식으로 의원들의 동정심을 끌어내는 한편, 추석 즈음으로 예견됐던 사법 리스크의 정점을 늦추려고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소위 비이재명계 의원들은 '지지층 결집에만 매몰된 단식'이라며 "다수 국민이 취지를 이해할지 의문"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실제 단식으로 인해 이 대표의 건강이 악화하면 검찰 조사 일정이 얼마나 더 지연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이 대표 측과 검찰은 쌍방울 그룹 대북 송금 의혹 사건과 관련해 조사 일정을 두고 연일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이 대표 측은 당초 4일 오후 공식 일정을 이유로 오전에만 조사를 받겠다고 검찰에 제안했지만 검찰이 거부하자 다시 이달 11~15일로 날짜를 조율하겠단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및 성남FC 후원금 의혹 관련 첫 재판 기일도 오는 15일이지만, 재판부는 이 대표의 단식을 언급하며 중대한 사정이 생기면 미루겠다고 밝힌 바 있다.
관련해 이 대표 측은 검찰 수사 준칙상 조사 일정은 양측이 협의해서 정하게 돼 있는데 검찰이 현재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단식을 방탄에 활용하는 것 아니냐는 물음엔 "검찰 조사에 응할 것"이란 입장으로 갈음하고 있다. 당 법률위원회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검찰이 조사 일정 협의를 핑계로 이 대표가 조사를 회피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고 있고, 이를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는 논리로 구속영장 청구에 활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