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러 블라디보스톡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연합뉴스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0일부터 13일까지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해 푸틴 대통령과 북러정상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라는 미국 뉴욕타임스의 보도에 대해 러시아는 확인을 하지 않았으나 부인도 하지 않았고, 북한은 침묵했다.
5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보도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뉴욕타임스 보도에 대해 "말 할게 아무 것도 없다"고 밝혔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북러정상회담을 위한 협의가 현재 진행 중 인지 확인을 해달라는 요청에도"(확인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다만 동방경제포럼의 본 회의가 시작되는 12일 푸틴 대통령이 참석할 것이라는 점은 확인했다.
이에 비해 북한의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등 대내외 매체는 6일 현재 이에 대한 언급이 없는 상황이다.
북러 정상은 지난 2019년에도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서 만나 정상회담을 한 적이 있다. 김정은은 그 해 4월 24일부터 26일까지 블라디보스톡을 방문했다.
당시에는 러시아 크렘린 궁이 김정은의 방문 6일 전인 18일에 공식 발표를 했다. 크렘린 궁은 방문 날짜는 특정하지 않고 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의 초청으로 4월 하반기에 러시아를 방문한다고 발표했다.
북한은 출발 하루 전에 발표를 했다. 4월 23일 대외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의 초청에 의해 곧 러시아를 방문하며, 방문 기간에 회담을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그러고 나서 김 위원장의 전용 방탄열차가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으로 출발했다.
2019년 북러 정상회담. 연합뉴스김정은의 러시아 방문은 2018년 3월 북중정상회담을 위한 중국방문, 4월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6월 1차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싱가포르 방문,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 2019년 2월 2차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하노이 방문 등을 이어가는 외교 행보였다.
하노이 노딜의 파장이 컸지만 아직 외교의 불씨가 남아 있어 김 위원장의 행보가 그렇게 무겁지만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이번은 코로나19에 따른 국경봉쇄 등으로 4년만의 첫 외국 방문이다. 북한의 핵 무력이 고도화됐지만 한미일 3국의 공조는 훨씬 강화됐다. 게다가 미국의 뉴욕타임스가 미국 정부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회담 관련 보도를 함에 따라 다소 김이 빠진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의 동선과 일정이 모두 공개된 마당에 방문을 취소하거나 일정을 조정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 위원장의 행보가 가볍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북한과 러시아간에 주고받을 것이 아주 확실하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고립된 푸틴 대통령으로서는 북한의 지지와 지원이 절실하다. 북한으로부터 포탄과 미사일 등 무기 지원을 받아야한다.
그 대가로 북한은 핵추진 잠수함과 군사정찰위성, ICBM 관련 첨단기술의 지원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식량지원만이 아니라 북한의 노동 인력 파견으로 돈을 벌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용병 투입 가능성도 거론한다.
따라서 북한과 러시아가 서로 강하게 원하는 만큼 시기의 문제이지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도 6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북러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에 대해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북한 입장에서는 새로운 무기 개발을 위한 기술 도움을 받고, 러시아 입장에서는 북한이 갖고 있는 탄약이나 군사물자 지원을 고려할 수 있겠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