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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달리고 불안하고 움츠러든 '벼랑 끝' 교사들

대전

    시달리고 불안하고 움츠러든 '벼랑 끝' 교사들

    학교 현장에선 악성 민원, 같은 생활권 마주칠까 불안
    '공교육 멈춤의 날' 불법 규정한 교육부엔 '실망·위축'
    학교 담당 변호사제 도입 등 사회인식 변화 움직임

    지난 7일 숨진 대전 A 교사가 재직 중이던 한 초등학교에 근조 화환이 놓여있다. 무릎을 꿇은 채 슬퍼하는 동료교사의 모습. 독자 제공지난 7일 숨진 대전 A 교사가 재직 중이던 한 초등학교에 근조 화환이 놓여있다. 무릎을 꿇은 채 슬퍼하는 동료교사의 모습. 독자 제공
    학교 현장에서는 악성 민원에 시달리고, 생활권에서는 민원인과 마주칠까 불안하고, 동료 추모는 불법이라는 교육부에 움츠러들고.
     
    궁지로 몰리고, 벼랑 끝에 선 교사들의 극단적 선택이 줄을 잇고 있다. 
     
    지난 7일 숨진 대전 모 초등학교 교사 A씨의 유족과 동료 교사들은 A씨가 악성 민원에 시달렸다고 주장한다. 
     
    남편 B씨는 "2019년 학부모 고소 후 1년 여 만에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아내는 계속해서 불안을 호소하고 병원을 다녀야 했다"고 밝혔고, 동료 교사 C씨는 "학부모 민원으로 3년 넘게 시달렸고, 많은 고충을 토로했다"고 말했다. 
     
    신석우 기자신석우 기자
    학교의 악성 민원은 생활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C씨는 "민원을 넣는 학부모와 생활권이 겹치다보니 동네에서 마주치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럴 때마다 상당히 힘들다는 얘기를 많이 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방역 당시, 정문에서 마스크 지도를 하는 A씨를 두고 한 학부모가 '당장 치워라'고 말을 했다"는 게 유족 측의 주장이다. 정식 민원은 아니었지만, 마음에는 큰 상처가 남았다. 
     
    지난 4일 국회 앞에서 열린 '故 서이초 교사 49재 추모집회' 에 참가한 교사들이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황진환 기자지난 4일 국회 앞에서 열린 '故 서이초 교사 49재 추모집회' 에 참가한 교사들이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황진환 기자
    전문가들은 최근 서이초 교사 49재와 관련한 교육부의 대응을 지적하기도 한다.
     
    정부가 '공교육 멈춤의 날'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강경 대응을 예고했을 당시 교사들 사이에서는 "죽은 동료 추모조차 하지 못하는 처지"라는 한탄이 터져 나왔다. 
     
    추모 집회에 참석한 한 교사는 "악성 민원에서 교사들을 지켜주지 않는 교육청과 학교를 넘어 이제 교육부까지 교사에게 칼을 겨눴다"며 직업에 대한 회의감을 토로하기도 했다. 
     
    학교에서도, 생활 속에서도 보호받지 못하는 교사들을 교육부가 벼랑 끝으로 내몬 셈이라는 지적이다. 
     
    지난 4일 국회 앞에서 열린 '故 서이초 교사 49재 추모집회' 에 참가한 교사들이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황진환 기자지난 4일 국회 앞에서 열린 '故 서이초 교사 49재 추모집회' 에 참가한 교사들이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황진환 기자
    그나마 다행이라면, 변화의 움직임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공교육 멈춤의 날'이 지나고 "현장 교사들이 외친 목소리를 깊이 새겨 교권 확립과 교육 현장 정상화에 만전을 기할 것"을 강조했고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8일 검찰에 교사의 학생 지도와 관련한 사건 수사에 교권이 충실히 보장될 수 있도록 지시했다.
     
    충남교육청도 지난달 28일 교권 보호 강화 방안을 내놓은 바 있다. 
     
    수사 단계부터 전담 변호사가 동행해 법률 상담과 진술 조력, 변호사 의견서 등 법률 지원을 하는 방안으로, 대전교육청 역시 지난 8일 담화문을 통해 학교 담당 변호사 제도 도입 등 교권 보호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전화 ☎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생명의 전화 ☎ 1588-9191, 청소년 전화 ☎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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