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탁구 간판 전지희(왼쪽)와 신유빈이 9일 강원도 평창돔에서 열린 '2023 평창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 여자 복식 4강전 뒤 인터뷰에서 항저우아시안게임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노컷뉴스아쉽게 아시아선수권 2회 연속 우승은 무산됐지만 항저우아시안게임을 앞두고 값진 교훈을 얻었다. 한국 여자 탁구 간판 신유빈(19·대한항공)과 전지희(32·미래에셋증권)이다.
신유빈-전지희는 9일 강원도 평창돔에서 열린 '2023 평창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 여자 복식 4강전에서 쑨잉사-왕이디(중국)를 넘지 못했다. 접전을 펼쳤지만 게임 스코어 1 대 3(5-11 11-5 9-11 8-11)으로 패했다.
2년 전 카타르 도하 대회 우승을 거둔 둘은 이번 대회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다만 2021년 대회 때는 중국이 코로나19를 이유로 출전하지 않았다.
상대가 너무 강했다. 쑨잉사와 왕이디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새롭게 호흡을 맞춰 복식 세계 랭킹이 없지만 단식에서는 1위와 3위의 강자다. 신유빈, 전지희가 여자 복식 세계 1위여도 넘을 수 없었던 이유다.
신유빈, 전지희는 1게임을 쉽게 내줬지만 2게임을 따내는 등 이후 매 게임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신유빈의 강력한 드라이브와 전지희의 절묘한 서브, 재치 있는 커트 등이 어우러지며 3, 4게임 후반까지 접전이 이어졌다.
다만 승부처에서 쑨잉사가 매번 강력한 한 방을 날리면서 승패가 갈렸다. 쑨잉사는 과감한 백핸드 푸시와 회전이 묵직하게 걸리는 드라이브로 승리를 이끌며 세계 1위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신유빈(오른쪽)이 9일 강원도 평창돔에서 열린 '2023 평창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 여자 복식 4강전에서 서브를 넣고 있다. 대회 조직위경기 후 신유빈은 "결과적으로는 너무 좋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수많은 대회 중 하나"라면서 "너무 많은 대회가 있으니 다음 경기를 잘 준비해야 한다"고 대회를 마무리한 소감을 밝혔다. 전지희도 "연결을 했으면 더 좋은 플레이가 나왔을 텐데 마지막 실수가 나와서 유빈이한테 미안하다"면서도 "즐긴다고 하면 그렇지만 개인 입장에서 복식 마지막 날까지 온 것 칭찬하고 싶다"고 후련한 표정을 지었다.
신유빈은 이번 대회 동메달 3개를 수확했다. 여자 단체전과 복식, 임종훈(한국거래소)과 나선 혼합 복식이다. 다만 단식 16강전에서 신유빈은 세계 92위 오라완 파라낭(태국)에 2 대 3(9-11 12-10 6-11 11-3 9-11)으로 졌다. 한국 여자 선수 중 단식 랭킹이 가장 높은 9위의 신유빈이고, 최근 월드테이블테니스(WTT) 대회에서 2번 우승했던 터라 충격이 적잖았다.
하지만 신유빈은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신유빈은 단식이 아쉽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일단 "지면 아쉽죠"라고 웃었다. 이어 "앞으로 질 경기도 많고, 이길 경기도 많기 때문에 아쉽다보다는 다음에는 그러지 않도록 열심히 훈련해야겠다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전지희도 "이번 대회 중국 선수들과 대결해서 배운 게 많았다"고 돌아봤다. "회전을 낮게 걸다가도 내 키를 넘길 정도까지 튀는 드라이브를 넘기기가 힘들었다"면서 "이런 공을 받아봐야 적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제 이들의 눈은 이달 개막하는 항저우아시안게임을 향한다. 전지희는 "22일부터 단체전에 들어간다고 하는데 시간이 짧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하도록 몸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신유빈도 "아시안게임이라고 크게 생각하지 않고 하던 대로 훈련해서 좋은 경기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특별히 어떤 부분이라기보다 중국을 이기려면 다 잘해야 하기 때문에 모든 부분에 신경을 써서 훈련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