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호 조치를 하지 않은 채 사고현장을 이탈한 신모씨. 서울지방검찰청 제공마약에 취해 서울 강남에서 롤스로이스 차량을 몰다 인도로 돌진해 행인에게 중상을 입힌 20대 남성 신모(27)씨의 마약 투약 경위와 관련해 경찰이 병원 10여 곳에 걸쳐 추가 압수수색을 벌였다.
또한 신씨와 그 주변 인물들이 '코인 사기'에도 연루돼 출국금지 조치됐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다수의 병원 등을 대상으로 추가로 압수수색을 하는 등 현재 계속 수사 중에 있다"면서 "지난주까지 10곳 이상을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압수수색 대상에 오른 병원에 대해서는 "신씨가 방문했든 안했든, 신씨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고 판단해 수사 중"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경찰은 지난달 16일 신씨에게 사고 당일 마약류 약물 2종을 처방한 것으로 알려진 서울 압구정역 인근 한 성형외과를 비롯해 병원 3곳을 이미 압수수색한 바 있는데, 수사 대상을 대거 확대한 것이다.
또한 "신씨를 포함해 4명이 코인 관련 사기로 서울 강남경찰서에 고소된 사건이 있다"면서 "강남경찰서에서 4명을 코인 사기로 현재 수사 중이고, 관련자들을 출국금지했다"고 밝혔다.
약물을 복용한 채 운전하다가 사고를 내 행인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 신모씨. 박종민 기자
앞서 지난 6일 검찰은 특가법상 도주치상 혐의로 신씨를 구속기소했다.
신씨는 지난달 2일 오후 8시 10분쯤 서울 강남구 압구정역 인근에서 롤스로이스 차량을 몰다 인도로 돌진해 20대 여성에게 중상을 입힌 혐의를 받는다. 이 사고로 피해자는 뇌사 상태에 빠졌다.
경찰과 검찰에 따르면 신씨는 당시 향정신성의약품인 미다졸람, 디아제팜 등을 투약한 상태로 운전대를 잡았다. 신씨는 병원에서 피부 치료를 핑계로 마약류를 과다·상습 투약한 뒤 비틀거리는 상태로 약 100m를 운전했고 그 과정에서 인도로 돌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신씨가 교통사고 직후인 오후 8시 13분쯤 행인들이 달려와 피해자를 구출하려 할 때도 좌석에 앉아 휴대전화를 조작했고, 6분 뒤인 오후 8시 19분쯤 피해자를 그대로 둔 채 사고현장을 이탈해 도주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신 씨의 주거지를 압수수색 하던 중 1억 3000여만 원 상당의 현금 돈다발을 발견하기도 했다. 검찰은 신씨가 이 돈을 '조폭 또래모임'에서 불법 사업을 하며 취득한 범죄 수익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