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례 양수댐 추진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11일 오전 구례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양수댐 유치 중단을 촉구했다. 유대용 기자전남 구례군이 양수발전소(양수댐) 유치에 나선 가운데 일부 주민들이 생태파괴 등을 우려하며 사업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구례 양수댐 추진을 반대하는 사람들'(이하 단체)은 11일 구례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양수댐 유치 중단을 촉구했다.
단체는 "구례군과 한국중부발전이 문척면 중산리(중기·성자·산치마을) 일대에 양수댐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계족산에는 상부댐을, 중산천 하구를 막아 하부댐을 조성하는 계획"이라며 "계족산에는 하늘다람쥐 등 멸종위기종이 13종이나 살고 있고 중산천 하부는 수달서식지 생태경관보전지역과 맞닿아있다"고 비판했다.
구례군이 산업통상자원부의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양수발전소 2.1GW 확충 결정에 맞춰 500MW 규모(총사업비 1조 원 가량)의 양수댐 유치를 추진하는데 따른 입장이다.
양수댐은 전력 수요가 적은 시간에 하부의 물을 상부로 끌어올리고 전력 수요가 많을 때는 상부에서 하부로 물을 떨어뜨려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 시설이다.
구례군은 앞서 지난 5월 구례군의회, 시행사인 한국중부발전㈜과 양수댐 유치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은 뒤 입지조사를 거쳐 문척면 중산리(중기·성자·산치마을)를 1순위 부지로 선정했다.
해당 지역 주민 일부에서는 사업 추진으로 인한 생태파괴와 수몰 피해 등을 우려하고 있다.
단체는 "사업 예정지인 중산리를 비롯해 금정리, 화정리, 금평리, 월전리 등이 영향권에 들고 중산리에서는 밭과 농막, 작업장 일부가 수몰될 것"이라며 "생태파괴 또한 문제다. 실제 지난 2019년 중산리 농업용 저수지 조성 사업이 환경영향평가 부동의로 중단된 것에 비춰보면 이번 양수댐 역시 부동의될 것이 뻔한데 지역 갈등과 행정력 낭비만 초래하는 사업을 추진하려는 이유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특히 "올해 8월 요식 절차로 진행되는 양수댐 주민설명회 추진 중단을 요구했고 군과 시행사는 이를 받아들이겠다고 약속했지만 지키지 않았다"며 "추가적인 주민설명회와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타 지역 양수댐 견학이 이뤄졌고 관변단체를 동원한 찬성 현수막도 문천면 전 지역에 내걸렸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구례군 관계자는 "저수지 조성 사업 추진 당시에는 일대가 생태자연도 1등급지였지만 지금은 2등급지로 바뀌었다"며 "무엇보다 당시 사업이 중단된 것은 생태적인 요소보다는 간이상수도 등 충분한 대안에 비해 경제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고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양수댐은 낙차가 300m 이상인 산세가 좋은 지역에 조성할 수밖에 없는데 친환경적인 부분에서 다른 지역에 비해 구례에서만 반대 목소리를 높일 이유가 없다"며 "태양광 발전시설처럼 단기적으로 일부 파괴는 불가피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자연과 인간 타협으로 봐야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사업과 관련해 구례군의 유치의향서는 9월말 시행사로 전해지게 되며 시행사인 한국중부발전㈜은 10월 중 산업부에 건설의향서를 제출, 11월 중 우선사업자가 정해질 전망이다.
구례와 곡성, 경남 합천, 경북 영양·봉화 등 전국 5개 지자체가 유지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정부는 이들 중 3곳 가량을 사업 대상지로 선정할 방침이다.
구례군은 양수댐 유치 시 6천억 원의 자금 유입과 120명 가량의 일자리 창출, 연간 14억 원 가량의 세수 증대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양수발전소(양수댐) 운영 및 건설현황. 구례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