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주요 산유국 감산 연장 결정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10개월 만에 배럴당 90달러선을 돌파했다.
1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전장보다 1.64달러(1.85%) 오른 배럴당 90.1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90달러선 돌파는 지난해 11월 7일(종가 91.79달러) 이후 처음이다. 올해 3월17일 저점(66.74달러) 대비로는 35.1% 상승한 수준이며, 이달 들어서만 상승폭이 7.8%에 달한다.
같은 날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도 1.82달러(1.98%) 큰 폭으로 오른 배럴당 93.70달러였다. 지난해 11월 15일(93.86달러) 이후 최고치다.
지난 6월 초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추가 감산 발표 이후 상승세를 탄 국제 유가는 지난달 잠시 주춤하다가 이달 들어 다시 급등하고 있다. 사우디와 러시아가 각각 일일 100만 배럴과 30만 배럴의 자발적 감산을 연말까지 연장한다고 이달 초 발표한 영향이 컸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과 석유수출국기구(OPEC), 국제에너지기구(IEA)이 지난 12일과 13일 잇따라 내놓은 9월 보고서 내용을 종합하면 글로벌 원유 수요가 늘어나면서 4분기 공급 부족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취지여서 '유가 고공행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월가 일각에서는 브렌트유 가격이 향후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고유가가 글로벌 물가를 다시 끌어올릴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실제로 한국시간으로 13일 오후 발표된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7%로 집계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3.6%)를 소폭 웃도는 수치다. 유가 상승 영향으로 휘발유 가격이 전월 대비 10.6%나 오르면서 물가 지수를 끌어올렸다. CPI는 올해 6월까지 12개월 연속 전년 대비 상승폭이 둔화되다가 7월(3.2%) 반등해 그 폭을 키우고 있다. 이튿날 나온 미국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유가 영향을 받아 전월 대비 0.7% 오르면서 전망치(0.4%)를 웃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