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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숨진 대전 교사 추모제…하늘도 울었다

    설동호 대전교육감 추모사…참석자들 "사퇴하라", "내려가" 야유

    15일 오후 대전 서구 둔산동 대전교육청 옆 도로에서 숨진 대전 교사의 추모제가 열렸다. 김미성 기자15일 오후 대전 서구 둔산동 대전교육청 옆 도로에서 숨진 대전 교사의 추모제가 열렸다. 김미성 기자
    "본인도 같은 상황에 놓여 추모하기 위해 왔다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던 선생님들의 얼굴이 잊히지 않습니다. 이분들은 넘어지지 않도록 도와주세요. 누나 생전의 바람대로 모든 교사분이 다시 희망적인 교단에 서게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40대 초등학교 교사 추모제가 15일 오후 대전교육청 동문 옆 도로에서 열렸다.

    대전교사노조와 대전교원단체총연합회, 전교조 대전지부, 전국 초등교사노조, 대전실천교육교사모임(준) 등이 개최한 추모제는 묵념, 추모 영상, 유족과 동료 교사 등 추모사, 헌화 등 순서로 진행됐다.

    추모제가 진행되는 내내 먹구름이 가득 낀 하늘에선 하염없이 비가 내렸다. 참석자들은 검은 옷과 우비를 입은 채 국화꽃을 들고 숨진 교사 A씨를 애도했다.

    특히 A씨에 대한 추모 영상이 상영되는 동안에는 A씨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는 흐느낌으로 눈물바다를 이루기도 했다.

    15일 오후 대전교육청 옆 도로에서 열린 추모제에서 A씨 유가족이 추모사를 낭독하고 있다. 김미성 기자15일 오후 대전교육청 옆 도로에서 열린 추모제에서 A씨 유가족이 추모사를 낭독하고 있다. 김미성 기자
    이날 추모제에 참석한 A씨 남동생은 "누나는 참 어른이자 참 선생님이었다"며 "누나의 영정 사진을 보자마자 주저앉아 오열하던 수많은 동료 교사분, 아이가 돌아가신 선생님의 제자였다며 위로해 주신 학부모님들, 선생님 자녀분들과 같이 매일 마주치며 인사했다는 이웃 주민분 등 많은 분들께서 진심으로 같이 슬퍼해 주셔서 가족에게 정말 큰 위로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누나, 그곳에서는 더 이상 아무 걱정 없이 편히 쉬길 바랄게. 다음 생에서 다시 만나자"라고 덧붙였다.

    A씨의 동료 교사 B씨도 추모사에서 "선생님은 아이들을 교육적으로 지도하기 위해 학생, 학부모와 상담하는 등 최선을 다했다"면서도 "하지만 학부모들은 아이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교육을 하기보다는, 아이들을 방어하기에만 급급하며, 다른 아이가 보지 않는 곳에서 자신의 아이를 지도했는지 따져보기만 했다"고 주장했다.

    B씨는 그러면서 교장과 교감, 교육청 등의 책임을 따져 물었다. 그는 "1년 내내 선생님을 힘들게 하고 여러 차례 (학부모가) 학교에 찾아왔을 때 왜 교장, 교감 선생님께서는 선생님을 보호해 주려 노력하지 않았는가"라며 "교육청, 교육부 책임자에게도 묻고 싶다. 당신들은 얼마나 많은 악성 민원 학부모들이 교사의 정당한 교육활동에 대한 보복으로 무고성 아동학대 고소를 하고 있는지 알고 있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참가자들은 B씨의 추모사에 대해 공감하며 눈물을 훔쳤다.

    설동호 대전교육감이 추모사를 낭독하자 일부 참석자들이 등을 돌려 반대편으로 앉아있는 모습. 김미성 기자설동호 대전교육감이 추모사를 낭독하자 일부 참석자들이 등을 돌려 반대편으로 앉아있는 모습. 김미성 기자
    하지만 설동호 대전교육감이 추모사를 낭독하기 위해 무대로 올라가자, 일부 참가자들은 설 교육감 반대편으로 등을 돌려 앉으며 '항의'의 뜻을 나타냈다.

    설 교육감이 추모사를 낭독하자 큰 소리로 "내려가", "사퇴하라", "그만해", "선생님 살려내라" 등 분노에 찬 야유도 쏟아졌다.

    그러자 대전교사노조 관계자가 "오늘 이 자리는 추모 집회가 아닌 추모제다. 선생님을 추모하고 남아계신 유족분들을 위로하는 자리"라며 "그 마음이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여러분들의 양해와 협조 당부드린다"고 말하기도 했다.

    교사노조·단체도 공동 추모사를 낭독하며 A씨를 추모했다. 또 이들은 아동복지법·아동학대처벌법 개정과 교육활동 침해 학생 분리 지도와 악성 민원 방지 방안 법제화 등에 나설 것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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