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 드로잉으로 떠나보는 서울 도시건축' 프로그램에서 참가자들이 그린 작품들. 서울시 제공 "친구에게 그림엽서를 보낸다는 느낌으로 그려보세요…똑같이 그리려고 안 해도 돼요. 똑같이 그리려고 하면 괴로워져요…"
건축가이면서 '어번 스케치(Urban Sketch)', 즉 도시 풍경을 펜 그림으로 그리는 작가이기도 한 정연석 건축가가 30여 명의 참가자들 사이를 분주히 오갔다.
21일 열린송현녹지광장에서 열린 '펜 드로잉으로 떠나보는 서울 도시건축' 프로그램. 참가자들은 자신이 그리고 싶은 건물들이 보이는 자리에서, 또는 자신이 찍어온 사진을 앞에 놓고 정 건축가의 코치를 받아가며 진지하게 펜을 움직였다.
21일 열린송현녹지광장에서 열린 '펜 드로잉으로 떠나보는 서울 도시건축' 프로그램. 장규석 기자그림을 그릴라치면 예사롭게 지나치던 건물도 새롭게 보인다. "건축가 분께서 건물의 역사나 특징에 대해 설명해주시는데요. 설명을 듣고 그림을 그려보면 그림의 느낌도 많이 달라져요." 참가자 최정희 씨는 "사물이 새롭게 보이고 집중력도 좋아진다"고 말했다.
펜 드로잉을 하는 아내를 따라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는 박상국 씨는 건너편에 보이는 빌딩을 가리켰다.
"저기 빌딩의 끝 선은 그냥 직선이 아니라 참 예쁘게 보여요. 대상이 되는 건물을 바라보고 있으면 떠오르는 서정적인 느낌이 있어요. 그런 느낌을 그림에 투영시키려고 노력하죠. 사진과는 달라요."
21일 열린송현녹지광장에서 열린 '펜 드로잉으로 떠나보는 서울 도시건축' 프로그램에서 참가자 박상국 씨가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장규석 기자그저 지나치기 쉬운 도심 속 건축물도 조금만 관심을 갖고 지켜보면 저마다의 역사를 담고 있고, 저마다의 이야기와 느낌이 있다.
올해 네 번째를 맞은 서울도시건축 비엔날레는 도시건축이라는 어려운 개념을 시민들이 친숙하게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다양한 시민참여프로그램을 도입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이번 펜 드로잉 프로그램은 서울관광재단과 합작했다. 보다 친숙하게 건축에 다가갈 수 있도록 '도시 여행과 도시 건축'을 동시에 체험해 볼 수 있도록 기획했다는게 서울시 측의 설명이다.
이밖에도 다음달 29일까지 진행되는 비엔날레 기간 동안에는 열린송현녹지광장에 설치된 각종 설치 프로젝트를 언제든 체험해볼 수 있고,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선보인다.
열린송현녹지광장에 설치된 프로젝트, '사운드오브아키텍쳐'. 장규석 기자주 전시장인 열린송현녹지광장에서는 체험부스에서 '디폼 블록 열쇠고리 만들기', '패브릭 포스터 만들기' 등 체험행사가 주말마다 열리고, 저녁에는 버스킹 공연도 펼쳐진다.
하늘소, 땅소, 사운드오브아키텍쳐 등 송현녹지광장 현장에 설치된 각 프로젝트를 도슨트의 설명을 들으며 체험해볼 수 있는 투어 프로그램도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지정된 시간에 진행된다.
서울시민청 활짝라운지에서는 젊은 건축가 토크가 열리고, 유명 건축가들과 함께 성북동 대양역사관, 반계 윤웅렬 별서 등 평소 방문이 어려운 건축물을 방문해보는 프로그램도 예정돼 있다.
제4회 도시건축비엔날레가 열리고 있는 열린송현녹지광장. 장규석 기자 서울시 관계자는 "그동안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가 어렵다는 지적이 많았다"면서 "올해 도시건축비엔날레가 코로나 이후 처음으로 열린다는 취지를 살려, 주 전시장도 처음으로 야외에 설치했고 쉽고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는 체험행사를 최대한 많이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시민참여프로그램은 공식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현장에서 직접 접수하거나 사전 예약이 필요한 경우(빨간 점으로 표시) 서울공공서비스예약 사이트에서 미리 예약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