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뉴욕대학교에서 열린 '뉴욕 디지털 비전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대한민국의 디지털 권리장전은 국제사회가 함께 미래 디지털 사회를 만들어 가기 위한 5대 원칙을 담은 헌장으로서 디지털 심화 시대에 방향성을 제시하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미국 뉴욕 방문 나흘째인 이날 오전 뉴욕대학교에서 개최된 '뉴욕 디지털 비전 포럼'에서 "디지털 혁신을 선도하는 대한민국의 경험과 철학을 담은 디지털 권리장전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번 포럼은 윤 대통령이 지난해 9월 '뉴욕구상'을 통해 디지털 심화시대의 새로운 질서 정립과 국제사회의 연대 필요성을 처음으로 제시한 이후, 1년 만에 동일한 장소에서 개최된 행사다.
윤 대통령이 발표한 '디지털 권리장전'의 기본 원칙은 △디지털 환경에서의 자유와 권리 보장 △디지털에 대한 공정한 접근과 기회의 균등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디지털 사회 △자율과 창의 기반의 디지털 혁신의 촉진 △인류 후생의 증진 등 5가지다.
윤 대통령은 "디지털 격차가 인간의 존엄을 훼손하거나 또 늘어나는 가짜뉴스가 민주주의와 자유를 위협하지 않을지, 걱정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며 "이처럼 디지털 심화로 나타나는 실존적 위험은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한민국의 디지털 권리장전은 국제사회가 함께 미래 디지털 사회를 만들어 가기 위한 5대 원칙을 담은 헌장으로서 디지털 심화 시대에 방향성을 제시하는 기준이 될 것"이라며 "디지털 권리장전을 통해 만들어 갈 미래사회는 디지털 향유권이 인간의 보편적 권리로 보장되어 누구나 그 혜택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사회"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첫 번째 원칙인 '디지털 환경에서의 자유와 권리 보장'에 대해 "AI(인공지능)를 비롯한 디지털은 인간의 자유를 억압하는데 사용되어서는 안 되고 자유를 확대시키는데 기여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사회적 약자와 같이 디지털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적합한 수단이 제공되어야 한다"며 "디지털을 통한 개인의 의사 표현은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도록 책임있게 이뤄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공지능과 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이 부당한 차별과 편견을 확대하는 데 활용되어서는 안 된다"라고 덧붙였다.
두 번째 원칙인 '디지털에 대한 공정한 접근과 기회의 균등'과 관련해선 "AI를 비롯한 디지털이 인류의 후생 확대에 기여하도록 누구나 경쟁과 혁신의 기회를 공정하게 보장받고 디지털이 만드는 혜택을 사회 전체가 골고루 향유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디지털 자산에 관한 권리관계는 개발과 보상체계에 입각해 명확하게 정의되어야 하고, 자유로운 계약에 의한 데이터와 결과물의 거래가 보장되어야 한다"며 "디지털 데이터와 정보의 개발은 그 가치가 정당하게 평가받아야 하고 투입되는 투자와 노력에 대해 공정한 보상체계가 작동되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공재인 디지털 데이터와 정보는 누구에게나 공정한 접근과 기회의 균등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세 번째 원칙인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디지털 사회'에 대해선 "AI를 비롯한 디지털 기술은 개인과 사회의 안전에 위협이 되지 않아야 한다"며 "AI와 디지털의 오남용이 만들어내는 가짜뉴스의 확산을 막지 못한다면 자유민주주의가 위협받고, 또 자유민주주의에 기반한 자유시장질서가 위협받게 되며 우리의 미래와 미래세대의 삶 또한 위협받게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네 번째 원칙인 '자율과 창의 기반의 디지털 혁신의 촉진'과 다섯 번째 원칙인 '인류 후생의 증진'에 대해 "인류의 지속가능한 번영을 견인하는 디지털 혁신을 꾸준히 추구해 나가야 한다"며 "AI를 비롯한 디지털 기술이 세계 평화와 인류의 공동 번영에 기여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함께 연대하여 협력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尹 "권리장전 토대로 디지털 공동번영사회 실현 함께 해달라"
윤석열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뉴욕대학교에서 열린 '뉴욕 디지털 비전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국제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보편적인 디지털 규범 정립을 위해 국제사회가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며 "디지털의 보급과 활용이 미흡한 국가, 즉 디지털 사우스(Digital South)에 대해서는 전 세계가 함께 지원함으로써 디지털 디바이드(Digital Divide:인터넷 사용 계층과 비사용 계층 간 정보 격차)를 축소하고 국가 간에도 공정한 디지털 접근을 보장해야 한다"라고 했다.
이어 "지금까지 말씀드린 디지털 권리장전의 원칙을 토대로 AI를 비롯한 디지털 혁신의 혜택을 모두가 정의롭고 공정하게 누리는 디지털 공동번영사회 실현에 여러분이 모두 함께 해주실 것을 제안한다"며 "지난 6월 파리에서 제안했던 국제기구 설치를 포함한 글로벌 디지털 규범 정립을 위해 대한민국은 필요한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전 세계와 연대해 인류의 자유와 후생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디지털 혁신을 이루어 나갈 것"이라며 "앞으로 협력 분야를 확대해 양국의 연구자들과 기업이 자유로이 혁신을 이루고 글로벌로 함께 뻗어나가기 바란다"라고 밝혔다.
이번 포럼에서 우리나라의 정보통신기획평가원, 카이스트, 소프트웨어산업진흥협회 및 뉴욕대는 'AI‧디지털 비즈니스 파트너십' 업무협약(MOU)를 체결하고 AI‧디지털 분야에서 R&D, 인력 양성, 사업화를 공동으로 추진하기로 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윤 대통령은 "오늘 맺은 MOU는 뉴욕대와의 연대를 더욱 공고히 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포럼에는 린다 밀스 뉴욕대 총장, 마리아 토레스-스프링거 뉴욕시 부시장, 세투라만 판라나탄 미 국립과학재단 총재 등 미국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으며 우리 측에서는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이광형 카이스트 총장, 조준희 소프트웨어산업협회장, 마크 리퍼트(전 주한미국대사) 삼성전자 북미법인 부사장 등이 자리했다.
대통령실에서는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최상목 경제수석, 김은혜 홍보수석, 이영상 국제법무비서관, 이충면 외교비서관, 최원호 과학기술비서관, 이도운 대변인, 강인선 해외홍보비서관, 김동조 국정메시지 비서관 등이 함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