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50대 여성이 실종된 부산 온천천. 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부산 온천천에서 급류에 휩쓸린 여성이 숨지는 등 도심 하천에서 인명피해가 발생하자 안전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하천 출입 통제 기준을 정하고 재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통합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23일 0시 15분쯤 부산 영화의전당 인근 수영강에 여성의 사체가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이 현장에 출동해 사체의 신원을 파악한 결과, 온천천에서 실종된 A(50대·여)씨로 확인됐다.
갑자기 불어난 물에 휩쓸려 구조를 기다리다 떠내려간 지 나흘째에 결국 숨진 채 발견된 것이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도심 하천의 위험성을 인정하고 안전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하천 출입을 통제하는 기준을 명확히 정하고 통일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취재결과 숨진 A씨는 사고 당일 오후 5시 5분 전후 동래구 명륜동의 한 진출입로를 통해 온천천 산책로에 진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자신의 집이 있는 금정구 방향으로 걸어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하천변에 내려갔을 당시에는 이미 기상청이 호우주의보를 발령한 뒤였다. 당시 많은 비가 올 것이라는 예보가 나왔지만 온천천 산책로를 오가는 출입구는 통제되지 않은 상태였다. A씨가 내려간 지점에는 경고 방송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50대 여성이 급류에 휩쓸린 부산 온천천. 김혜민 기자온천천을 관리하는 지자체들이 출입문 차단에 나선 시각도 제각각이었다.
동래구는 온천천 물이 급격하게 불어나기 시작한 오후 5시 40분에야 관리 중인 하천 진출입로를 통제했다. 금정구는 동래구보다 10분 앞선 오후 5시 30분 지역 내 39개 진출입로를 차단했다. 하류를 관리하는 연제구는 이미 온천천 수위가 2m에 육박하던 오후 6시에야 출입로 통제에 나섰다.
이런 현상 역시 진출입로 통제 기준이 명확하지 않고, 하천 재난 상황에 대응하는 통합 관리 체제가 없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실제 해당 지자체들은 CCTV 관제센터 등 자체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하천 수위를 확인하고 통제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 특보 발효 사항이나 하천 수위 정보 등도 고려하고 있지만 이를 근거로 한 통제 기준은 없다.
해당 지자체들 역시 재난 상황 등에 대비해 하천을 통합해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하며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고민하겠다는 입장이다.
동래구청 관계자는 "온천천 산책로를 보행로로 사용하는 시민이 많아 일방적으로 통제할 경우 민원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며 "태풍 등 피해가 예상될 경우 당연히 통제하고 있지만, 기상특보가 내려진다고 해서 무조건 출입을 막을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상 상황이나 하천 수위를 보고 판단해 선제적으로 통제 조치를 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인명피해 사고가 발생한 만큼 문제가 있는지 점검하고 개선하기 위한 대책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