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주윤발이 5일 부산 해운대구 KNN시어터에서 열린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기자회견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혜민 기자 영화 '영웅본색', '첩혈쌍웅' 등 수많은 명작을 남기며 홍콩 영화 최전성기를 이끈 배우 주윤발이 한국팬들에게 넘치는 사랑을 전했다.
5일 낮 12시 부산 해운대 KNN시어터에서는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수상한 주윤발이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회색 수트를 입고 등장한 주윤발은 전날 개막식에서 못다 한 수상소감과 함께 한국과의 특별한 인연 등을 소개했다.
그는 "우선 50년 만에 이런 큰 상을 받게 돼 매우 신나고 한국팬을 만나 많은 사랑도 받을 수 있어 기쁘다"면서 "한국인을 닮아서 그런지 한국팬들이 참 많이 좋아해 주시는 것 같은데 감사하다. 영화의 힘이 참 큰 것 같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개막식 비하인드를 소개하며 "개막식에서 송강호 배우를 만났는데 한국말을 못 해 무슨 말씀을 했는지 사실 못 알아들었다. 그래도 오랜 시간 같이 영화인으로 일해온 동료로서 함께한 것만으로도 기뻤다"며 "존경하는 마음에 그에게 '유어 마이 히어로'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배우 주윤발이 5일 부산 해운대구 KNN시어터에서 열린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아시아 영화인상' 기자회견에 참석해 취재진을 향해 볼하트를 만들어 보였다. 김혜민 기자14년 만에 한국을 찾게 됐다는 그는 "1980년대에 한국에서 촬영했는데 음식이 맛있어서 매일 갈비탕을 먹었다. 번데기도 좋아해 많이 먹었는데 아직도 있는지 모르겠다"고 추억을 회상하며 "지금도 우리 집에는 한국의 옛날 장롱이 많다. 한국 문화를 굉장히 좋아한다"고 밝혔다.
부산을 찾은 소감에 대해서는 "도시가 아름다워 아침에 이틀 연속 러닝을 했다. 길을 가며 만나는 사람마다 반가워해 주니 덩달아 기분이 좋았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하며 "동백섬에 가서 사진도 찍었는데 하늘도 너무 예뻤다. 이따가 낙지도 먹으러 갈 거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그는 "사실 이제 나는 영화인이 아니라 마라토너다. 지난 60년은 영화인으로 살았다면 지금은 러닝에 집중하고 있다"며 "앞으로 하게 될 영화나 역할에는 아무런 제한을 두고 싶지 않다. 당분간 촬영 일정이 없다면 운동선수로 생활할 것"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번 신작 '원 모어 찬스'에 대해서는 "이번 영화는 자폐증 아들을 둔 아버지를 다룬 가족관계에 대한 영화"라고 소개하며 "이런 장르에 대한 연기를 안 한지 꽤 오래돼서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 한국팬들이 좋아해 주면 좋겠다"고 미소 지었다.
마지막으로 그는 "나는 홍콩에 있는 작은 바다마을에서 태어나 많이 공부하지 못했는데 영화를 찍으면서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다"면서 "영화는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세상을 가져다줬다. 영화가 없으면 주윤발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앞서 주윤발은 전날 개막식에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수상했다.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은 매년 아시아 영화산업과 문화 발전에 있어 가장 두드러진 활동을 보인 아시아 영화인 또는 단체에 수상하는 상이다.
주윤발은 이번 영화제를 통해 신작 '원 모어 찬스'를 비롯해 자신이 열연한 '영웅본색', '와호장룡' 등을 선보인다. 이날 오후 5시에는 영화의 전당 야외무대에서 '주윤발의 영웅본색' 오픈토크와 핸드프린팅 행사를 통해 관객과 직접 만나 소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