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보훈부 "대한민국 체제 위협 정율성 기념사업 중단 권고"

국방/외교

    보훈부 "대한민국 체제 위협 정율성 기념사업 중단 권고"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11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가보훈부·서울지방보훈청에서 '정율성 기념사업 중단 권고'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11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가보훈부·서울지방보훈청에서 '정율성 기념사업 중단 권고'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가보훈부는 11일 광주시와 전남 화순군 등이 진행하고 있는 '정율성 기념사업'을 즉각 중단하고, 이른 시일 내에 이미 설치된 정율성 흉상 등 기념시설도 철거하라고 권고했다.

    박민식 보훈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정율성은 6.25전쟁 당시 북한 인민군과 중공군의 사기를 북돋운 팔로군 행진곡과 조선인민군 행진곡 등 군가를 작곡했을 뿐만 아니라 직접 적군으로 남침에 참여해 대한민국 체제를 위협하는데 앞장선 인물"이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정율성은 광주 출신의 독립운동가로 일제강점기 중국으로 건너가 팔로군에서 활동했다. 이 과정에서 현재도 중국 인민해방군의 군가로 쓰이는 '팔로군 행진곡'을 작곡했고, 나중에는 북한에서도 활동했다.

    광주 정율성 거리 전시관. 연합뉴스광주 정율성 거리 전시관. 연합뉴스
    광주시에는 그의 이름을 딴 도로 '정율성로'와 '정율성 거리 전시관'이 있다. 전시관에는 정율성 흉상과 동판 조각상도 설치돼 있다. 또한 연말까지 48억원을 들여 '정율성 역사공원'을 조성하는 사업과 3억 9천만원을 투입하는 '정율성 전시관' 조성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화순군에는 정율성 고향집 전시관과 함께 능주초등학교에 정율성 흉상과 벽화 등 기념시설이 설치돼 있다.

    박 장관은 정율성 기념사업이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부인하고 대한민국 수호를 위해 목숨바친 호국영령과 그 유가족의 영예를 훼손하는 것이라며, "지자체의 자율성은 존중하지만 대한민국의 정체성에 배치되는 인물에 대한 기념사업의 설치, 존치에 대해 용납할 수 없다"고 권고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시정명령을 즉각 발동할 뜻을 밝혔다.

    11일 광주 동구 불로동 정율성 역사공원 모습. 연합뉴스11일 광주 동구 불로동 정율성 역사공원 모습. 연합뉴스
    지방자치법 184조는 중앙행정기관의 장이 지자체의 사무에 대해 조언 또는 권고나 지도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 같은 법 188조에는 지자체장의 명령이나 처분이 법령을 위반하거나 공익을 해친다고 인정될 경우 주무장관이 서면을 통해 시정을 명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현장에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지적에 박 장관은 "헌법에도 본질적인 부분이 있고 그보다 낮은 부분이 있다"며 "헌법 제1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는 가치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지방자치법 187조는 중앙행정기관의 장과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사무를 처리할 때 의견을 달리하는 경우 이를 협의·조정하기 위하여 국무총리 소속으로 행정협의조정위원회를 둔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보훈부가 지자체의 기념사업에 제동을 걸 권한이 있느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박 장관은 "국가유공자를 예우하는 것이 보훈부 장관의 소관이라면 국가유공자가 폄훼당할 때 나서야 하는 것도 보훈부 장관"이라며 "보훈단체의 많은 분들이 항의하는 상황에서 (시정권고는) 당연히 보훈부 장관의 책무"라고 답했다.

    광주광역시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 등 기념사업은 지방자치단체의 자치사무이며, 지방자치법 188조에 따르면 자치사무는 위법한 경우에만 주무부 장관으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율성 기념사업은 지난 1988년 노태우 정부 때부터 35년간 지속돼 온 한중 우호 교류 사업으로 위법한 사항이 없다"며 "정율성 생가터 복원사업인 역사공원 조성 사업 완료 시기에 맞춰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종합적인 운영계획을 수립해 지혜롭게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