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영주 기자고령 운전자 교통사고가 늘면서 교통안전공단이 만 65세 이상 택시와 화물차 등 사업용 차량 운전자를 대상으로 면허 유지 검사를 시행하고 있지만, 합격률이 90%대에 달하면서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1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맹성규 의원이 교통안전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80세 이상 택시 운전자 중 공단의 자격유지검사를 통과한 비율은 최근 3년간 약 94%에 달했다. 민간 의료기관에서 받는 대체 의료 적성검사의 경우 같은 기간 99%가 통과했다.
공단은 고령 여객운수 종사자의 신체 능력 저하로 인한 사고를 줄이기 위해 65세 이상 70세 미만은 3년, 70세 이상은 1년 주기로 자격유지검사를 시행한다. 택시와 화물차 운전자는 병·의원에서 의료적성검사를 받아도 된다. 검사 항목은 인지능력과 신체기능 등으로 이뤄진다.
구체적으로 공단 자격유지검사의 합격률은 2020년 96.6%, 2021년 97.7%, 2022년 98.4%이었다. 병원 적성검사의 경우 2020년 99.6%, 2021년 99.7%, 2022년 99.9%로 합격률이 거의 100%에 달했다. 의료적성검사 결과는 추가적인 검증 절차 없이 공단이 수용해 최종 판정하게 된다.
한편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AS)에 따르면 지난해 65세 이상 운전자가 낸 교통사고는 3만4652건으로, TAAS 통계가 공개된 2005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고령 운전자들의 자진 면허 반납률은 2%대에 머무르고 있다.
맹 의원은 "현실적으로 고령 운전자가 여객 운수사업의 인력난을 해소하고 있지만 안전운전을 위해 자격유지검사의 실효성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형식적인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의료적성검사 제도를 개선해 국민의 안전한 교통환경이 조성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