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장안평중고차시장에 주차된 중고차들. 연합뉴스2018년부터 꾸준히 감소하던 자동차 대출 연체율이 최근 2년간 급격하게 상승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4050 중장년층의 연체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 향후 은퇴 등으로 인해 소득 단절이 발생할 경우 연체율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온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성준 의원이 10일 금융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 말 이후 23년 상반기까지 자동차 대출로 인한 연체율은 약 2배 정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4대 은행의 자동차 대출을 바탕으로 세대별 연체율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 4050 중장년층의 연체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상승폭 또한 가장 가팔랐다. 이같은 경향은 지난해부터 뚜렷해지면서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2021년 말과 올해 상반기 사이 50대의 자동차 대출 연체율 변화폭을 살펴보면, 하나은행의 경우 0.26%에서 0.43%로 약 1.7배, 신한은행의 경우 0.57%에서 1.0%로 약 1.8배 증가했다. 특히 우리은행과 국민은행의 경우 각각 0.13%에서 0.40%로 3.1배, 0.29%에서 0.93%로 3.3배나 뛰었다.
4050세대의 자동차 대출 연체율이 대폭 증가한 데에는 중장년층의 조기퇴직과 더불어, 2030세대 대비 높은 자영업자 비중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이 실직할 경우 상대적으로 재취업이 쉽지 않은데다, 코로나 여파로 인해 소상공인 자금난이 가중되면서 대출을 메꾸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박성준 의원은 "경제의 '허리'를 담당하는 중장년층의 연체 증가세는 코로나 사태 이후 우리 경제의 약한 고리를 보여주는 신호"라면서 "가계의 연쇄 부실로 금융과 경제 전반이 흔들리지 않도록 약한 고리들을 면밀히 점검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