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진환 기자경기 용인시의 한 대학가에서 임차인들의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고 잠적했던 임대인과 공인중개사가 피소된 지 4년여 만에 붙잡혀 검찰에 넘겨졌다.
18일 용인동부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사기 혐의로 임대업자 70대 A씨와 공인중개사 60대 B씨 등 2명을 지난 13일 불구속 송치했다.
A씨 등은 지난 2015년 처인구에 있는 한 대학가에 150여 가구 규모의 다세대주택 6개 동을 짓고 임대차 계약을 맺은 뒤, 계약 기간 만료에도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지금까지 경찰이 파악한 피해자들은 25명이다. 피해액은 15억 원가량으로 추산됐다.
경찰은 2019년 5월부터 A씨 등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해 수사에 착수했으나, 이들이 잠적해 한동안 수사가 중지됐다.
최근 이들에 대한 고소장 여러 건을 추가로 접수하고, 관련 첩보를 입수해 수사를 재개한 경찰은 지난 7월 A씨와 B씨를 각각 긴급체포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32억원가량의 담보 신탁을 받아 다세대 주택 6채를 지은 뒤 이 중 1개 동을 동업 관계인 공인중개사 B씨에게 팔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담보 신탁이 된 A씨 소유 주택은 신탁사 동의 없이는 임대차 계약을 할 수 없으나, 그는 B씨를 통해 신탁사 동의 없이 세입자들을 받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B씨 또한 소유한 주택 1개 동에 대해 은행 근저당권을 설정한 뒤 전세 계약을 맺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들이 자금 사정이 나빠져 세입자들에게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했음에도 계약을 맺어왔던 것으로 판단했다.
A씨 등은 임차인들로부터 얻은 보증금을 다른 사업에 투자하거나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와 B씨의 주택들은 현재 경매 또는 공매로 넘겨졌고, 대부분 대학생 신분인 피해자들은 최소 변제금을 제외한 보증금 상당액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