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오뜨밀 라이브> FM 98.1 (20:05~21:00)
■ 진행 : 채선아 아나운서
■ 대담 : 조석영 PD, 신혜림 PD
◇ 채선아> 좀 더 밀도 있게 알아볼 이슈 짚어보는 뉴스 탐구생활 시간입니다. 조석영 PD, 신혜림 PD, 나와 계세요.
◆ 조석영, 신혜림> 안녕하세요.
◇ 채선아> 오늘은 조석영 PD가 준비해왔는데 크게 이슈가 된 카카오 얘기네요.
◆ 조석영> 뉴스에 '카카오뱅크에서 카카오가 빠지는 거 아니냐'는 얘기들이 나왔어요. 카카오의 주가도 계속 떨어지고 있는데요. 올해 2월 초에 비해 거의 반토막 난 상황입니다. 23일에 카카오 김범수 창업자가 금감원에 출석해서 조사를 받았는데요. 이게 이른바 '카카오 리스크'의 결정적 장면이죠. 다만 창업자가 어떤 범죄 혐의를 받느냐가 기업 가치에는 영향을 줄 수 있는데, 왜 은행이 갑자기 이렇게 불안하다고 하는지는 좀 설명이 필요해요. 지금 카카오뱅크의 대주주가 카카오거든요. 그런데 인터넷은행법에 따르면 대주주가 경제 관련 법령을 위반해서 벌금형 이상에 해당하는 형사 처벌을 받은 사실이 있으면 대주주 자격을 잃게 됩니다.
◆ 신혜림> 한 마디로 카카오가 카카오뱅크의 주인이 아니게 될 수 있다는 거네요.
◆ 조석영> 그렇습니다. 지금 카카오가 카카오뱅크 지분의 27.17%를 가지고 있거든요. 그런데 대주주로서의 자격을 잃으면 10%만 남기게 됩니다. 그럼 대주주는 한국투자증권으로 넘어가요.
◇ 채선아> 그러면 카카오뱅크 이름이 한국투자은행이라든지 한투 뱅크 이런 식으로 바뀔 수도 있는 건가요?
◆ 조석영> 당장 그럴 일은 없겠지만 미래에는 어떻게 될지 알 수가 없죠.
◆ 신혜림> 뭔가 잘못한 걸로 의심이 되니까 형사 처벌 가능성도 나오고 카카오뱅크에서 카카오가 빠질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오는 건데, 뭘 잘못했다는 건가요?
◆ 조석영> 올해 초에 있었던 SM 인수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올해 2월부터 3월에 걸쳐서 SM엔터테인먼트를 두고 하이브와 카카오가 서로 주인이 되겠다며 경쟁을 했어요.
◇ 채선아> 그때 BTS 기획사인 하이브가 SM을 인수하게 되면 정말 엄청난 파급력이 있다면서 팬들도 집중해서 봤거든요. 그런데 결국 SM은 카카오가 인수했잖아요?
◆ 조석영> 그 과정에서 SM 주가가 어떻게 변했는지 보면, 올해 초에는 7만원 대였거든요. 그런데 3월 8일, 한창 인수전이 시작된 시점에는 16만원 대까지 올랐습니다. 두 달 사이에 갑자기 두 배 이상 뛴 거죠. 이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느냐. 하이브에서 원래 SM 주식을 12만원에 공개매수 하겠다고 발표했는데요. 주식을 들고 있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아무리 원래 7만원이었던 주식도 당장 16만원까지 뛰었는데 12만원에 팔 필요가 없잖아요. 그래서 안 팔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카카오가 '우리는 15만원에 사겠다'고 나섰어요. 그럼 카카오에 파는 게 주주들로서는 합리적인 판단이죠. 그래서 이때 하이브도 포기하고 지분을 카카오에 넘기면서 카카오가 SM의 대주주가 됩니다.
◇ 채선아> 그래서 그때 카카오가 하이브를 이겼다라는 뉴스가 엄청 나왔거든요. 그런데 이게 법적으로 문제가 됐다는 건가요?
◆ 조석영> 7만원 하던 SM주식이 왜 갑자기 16만원으로 뛰었느냐에 대한 의심이 있는 건데요. 원래 인수전이 벌어지면 주가는 올라요. 서로 다른 기업들이 앞 다투어 자기가 사겠다고 경쟁하면서 가격이 올라가는 건데요. 아무리 그래도 7만원에서 16만원은 너무 올랐다는 거죠. 그래서 인수전에서 진 하이브가 '이거 시세조종이 있었던 것 같다'면서 카카오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고 4월부터 이미 검찰과 금융감독원에 의해서 관련된 조사가 쭉 이뤄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난주인 10월 19일에는 이 SM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해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가 구속되는 일도 벌어지고 23일에 김범수 전 의장이 직접 금융감독원에 출석하는 일까지 이어진 거죠.
◆ 신혜림> 몇 달 사이 계속 진행되고 있던 일이네요.
◆ 조석영> 카카오의 투자총괄대표가 구속된 마당에 카카오 창업자이자 대주주인 김범수 전 의장이 이 시세조종 의혹과 무관할 것이냐, 이걸 들여다보겠다는 게 금융감독원 얘기입니다. 다만 지금 유죄가 확정된 게 아니잖아요. 카카오 측 변호인단 입장은 하이브와의 SM 경영권 인수 경쟁 과정에서 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합법적인 장내 주식 매수였다는 겁니다. 즉 시세 조종을 한 사실이 없다면서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고요.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지켜봐야겠죠.
◇ 채선아> 그래서 카카오뱅크는 어떻게 되는 건가요? 계좌가 안전할지 궁금한데요.
◆ 조석영> 인터넷은행법상 대주주가 금융 관련법으로 벌금 이상의 형사 처벌을 받으면 안 된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이 형사 처벌이 대법원까지 가게 되면 3~5년 걸립니다. 그래서 당장 내 계좌가 위험하다거나 할 상황은 아니고요. 다만 카카오는 물론이고 카카오뱅크를 비롯한 카카오 계열사 주가들이 엄청나게 떨어지고 있거든요. 주식시장이 이렇게 반응한다는 건 회사 상황이 뒤숭숭하다는 거니까 거기서 비롯되는 불안은 있을 수 있죠.
◆ 신혜림> 당장 내 은행 계좌가 직접적으로 문제가 생기는 건 아니라도 카카오가 우리나라의 대표기업 중 하나잖아요. 여기서 뭔가 문제가 벌어진 거라면 어떤 방향의 개혁은 필요하겠다, 기업 자체가 불안하다는 생각은 할 수 있겠네요.
◇ 채선아> 네. 여기까지 창업 이래 최대 위기라는 카카오의 상황을 정리해 봤습니다. 조석영 PD, 신혜림 PD, 수고하셨습니다.
◆ 조석영, 신혜림>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