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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번가도 노려?…큐텐 구영배 대표의 의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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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번가도 노려?…큐텐 구영배 대표의 의도는

    핵심요약

    큐텐이 1년 사이 티몬·위메프·인터파크커머스를 인수하며 '티메파크' 연합군을 결성한 뒤 이번에는 업계 4위 11번가 인수 작업에 나섰습니다. 11번가까지 품을 경우 쓱닷컴·지마켓을 제치고 점유율 3위를 차지할 수 있는데, 유사한 오픈마켓 형태의 플랫폼을 연달아 사들이는 이유에는 의문부호가 따릅니다. 티메파크 인수 이후 새로운 전략이나 시너지가 눈에 띄지 않는 상황 속, 11번가 인수 추진은 시장 재편보다는 물류 전문 큐익스프레스의 미국 증시 상장을 위한 포트폴리오 수집에 일환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연합뉴스연합뉴스
    지마켓 창업자 출신인 구영배 대표가 이끄는 큐텐이 11번가 인수 작업에 나섰다. 1년 새 이미 티메파크(티몬·위메프·인터파크커머스)를 인수하며 몸집 불린 큐텐이 업계 4위 11번가까지 품을 태세인데, 이러한 연합군 결성의 전략적 동기나 목표가 보이지 않아 업계에서는 의문이 따르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큐텐과 11번가 모기업인 SK스퀘어는 인수를 놓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큐텐이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구체적으로 인수 방식에 대한 의견 교환이 이뤄지고 있는데, 연내에 주식매매계약이 맺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11번가 입장에서는 최대주주 SK스퀘어가 2018년 나일홀딩스 컨소시엄으로부터 5천억 원을 투자를 받았을 때 5년 내 기업공개(IPO)를 하는 것이 투자 조건이었다. 만약 시한을 지키지 못하면 투자금에 수익을 붙여 상환해야 했다. 다만, 시장이 얼어붙으며 기업공개는 불발됐는데, 투자자들이 회수 시한을 연장해주면서 당장 대금 마련에 목을 매야 하는 상황은 아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포화된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회수 압박이라는 불확실성이 상수로 존재하고 있기에, 큐텐과의 협상 테이블은 유의미한 탈출구가 될 수 있다.

    그러나 큐텐이 11번가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에는 의문 부호가 따른다. 큐텐은 지마켓 창업자 구영배 대표가 2010년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동남아시아에 기반을 두고 운영해 온 이머커스 플랫폼인데, 지난해 9월 티몬에 이어 올해 위메프·인터파크커머스까지 국내 오픈마켓 업체를 연달아 인수했다.

    여기에 또다시 11번가까지 노리는 것인데, 유사한 오픈마켓 형태의 플랫폼들을 한데 모으고 있는 큐텐의 행보를 이해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1번가 홈페이지 캡처11번가 홈페이지 캡처 
    업계 관계자는 "만약 큐텐이 자신들의 역량으로 국내 시장에 안착하고 싶다면, 우수한 판매자들과 운영 노하우를 보유한 업체 한 곳 정도를 인수해 혁신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것"이라며 "3사 인수로 물리적인 점유율은 올랐지만, 해외직구·역직구 사업도 일반적인 수준이고 어떤 시너지가 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고 언급했다.

    또 오픈마켓 특성상 한 판매자들이 여러 플랫폼에 동시 입점하고 있기에 단순 연합으로 상품 구색을 대폭 늘리는 일은 힘들다. 여기에 각 업체의 장점을 살리는 새로운 전략도 잘 보이지 않고 애초에 플랫폼 공통 사업도 눈에 띄지 않는다. 이에 새로운 연합군 형성이 시장이나 소비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각자도생하며 플랫폼 별 충성고객을 묶어두는 현상유지는 가능할지 몰라도, 쿠팡·네이버 위주의 시장을 흔들 변수가 될지 의문"이라며 "장기적으로는 규모의 경제를 통한 비용 절감이나 국내 판매자들의 해외 판로 개척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지만, 이것이 11번가까지 품어야 되는 이유가 되는 지는 모르겠다"고 언급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11번가를 포함한 큐텐의 연이은 인수 움직임은 국내 이커머스 시장 자체를 겨냥하기보다 물류 전문인 큐익스프레스의 뉴욕 증시 상장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현재 큐텐이 티메파크에 이어 11번가까지 품게 된다면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순위가 수직상승하게 된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소매 판매금액 기준)은 쿠팡(24.5%)과 네이버(23.3%), 쓱닷컴·지마켓(11.5%) 순인데, 큐텐 연합에 4위인 11번가(7.0%)까지 합류한다면, 3위로 치고 올라올 수 있다.

    투자자들에게 세계 5위권인 한국 이커머스 시장에서 점유율 3위 수준의 업체를 보유하고 있고, 취급하는 상품들을 큐익스프레스를 통해 국경을 넘나들며 배송이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전략인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큐텐이 본진이라고 할 수 있는 싱가포르에서도 점유율이 쳐지고 있는 상황이라, 큐텐 자체보다 이제 글로벌 물류망을 가진 큐익스프레스가 메인이라고 보는 듯하다"며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한국 시장에 영향력을 갖췄다는 점을 강조하며, 판매자들의 상품을 주변 지역에 연계시켜 줄 수 있다는 점을 투자자들에게 홍보하기 위해 11번가를 원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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