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역. 송호재 기자 관련기사 |
[단독]부산역 KTX 여자 화장실서 '묻지마 폭행'…50대男 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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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주요 관문인 부산역 KTX 여자화장실에서 술에 취해 여성을 이유 없이 폭행하고 달아난 5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에서 최근 묻지마 폭행 사건이 잇따르면서 시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부산지방철도특별사법경찰대는 상해 혐의로 A(50대·남)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30일 밝혔다. A씨는 전날 오후 3시 45분쯤 부산역 KTX 대합실 1층 여자화장실에 들어가 B(50대·여)씨를 마구 때려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철도경찰 등에 따르면 A씨는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해 줄을 서 있던 B씨에게 다가가 아무런 이유 없이 무차별 폭행을 가했다. 폭행 당한 B씨는 눈썹 주변이 찢어지고 뇌출혈 증세까지 보여 현재 병원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목격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부산역에서 도주한 A씨를 수색 끝에 10여분 만에 붙잡아 철도경찰대에 인계했다. A씨는 범행 당시 음주 상태였다고 철도경찰은 설명했다.
철도경찰대 관계자는 "A씨가 피해자와 일면식이 없는 사이인 것으로 보고 있지만,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정확한 사건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 중부경찰서. 김혜민 기자 앞서 부산에서는 술에 취한 20대 남성이 행인을 무차별 폭행해 60대 피해자가 의식 불명에 빠지는 사건도 발생했다.
지난 18일 오후 9시 30분쯤 중구 보수동 인근 횡단보도에서는 C(20대·남)씨가 신호를 기다리던 행인 3명을 때려 다치게 하고, 이를 목격한 후 경찰에 신고하려던 여성을 뒤에서 끌어안아 현행범 체포됐다.
C씨에게 폭행당한 피해자 D(60대·남)씨는 두 차례의 수술을 거쳤으나 현재까지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중부경찰서는 피해자의 수술 경과 등 정확한 피해 정도를 확인한 후 강제추행, 중상해 등 혐의로 C(20대·남)씨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할 계획이다.
이처럼 최근 부산에서 묻지마 폭행 사건이 잇따르면서 시민들의 불안이 커지자 전문가 사이에서는 이상동기 범죄에 대한 보다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윤성 순천향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일면식이 없는 시민을 공격하는 사건을 표면적으로는 동기가 없는 범죄처럼 볼 수 있지만, 기저에는 사회에 대한 불만 등이 있어서 불특정 다수 가운데 약한 상대를 골라서 표출하는 걸로 볼 수 있다"며 "경찰의 순찰 활동 강화나 조직 개편 등을 비롯해 이상동기 범죄가 발생했을 때의 법원 판결 등 법적인 뒷받침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김도우 경남대학교 경찰학과 교수는 "현재 경찰 내 기동대 운영과 조직 개편 등을 통해 시민 안전을 우선시하려는 경찰력 운영이 이뤄지고 있지만, 범죄 예방을 경찰력에만 의존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해외의 사례처럼 각 공공시설에 시설 경비를 의무 도입하고 전문성을 강화하는 등 보다 실효성 있고 현실적인 대책 역시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